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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중근과 손승락, '마무리 선후배'의 만남


[정명의기자] "정말 존경스럽다." (LG 마무리 투수 봉중근)

"형의 수비와 견제가 부러워요." (넥센 마무리 투수 손승락)

신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LG와 넥센 두 팀의 마무리 투수가 만났다. 한 명은 선발에서 돌아선 지 얼마 되지 않는 '초보 마무리'였고, 한 명은 '구원왕' 경력까지 있는 어엿한 3년차 마무리 투수다.

LG 트윈스의 봉중근(32)과 넥센 히어로즈의 손승락(30)이 23일 잠실구장에서 얼굴을 마주했다. 훈련을 마치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 손승락을 봉중근이 찾아온 것이다. 두 선수는 마주보고 서서 대화를 나눴다.

봉중근이 손승락을 찾은 이유는 마무리 투수로서 필요한 조언을 듣기 위해서였다. 손승락은 선배의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변을 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상대팀 선수에게 노하우를 알려줘도 되느냐는 기자의 우문에 "서로 발전하면 좋죠"라는 현답이 돌아왔다.

봉중근은 그동안 이어져온 LG의 '마무리 잔혹사'를 끊을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즌 초 마무리로 기용됐던 외국인 투수 리즈가 제구 불안을 노출하며 다시 선발투수로 돌아선 상황.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았던 봉중근은 연투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마무리를 맡게 됐다. 벌써 6세이브를 따내며 마무리로서 성공 가도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봉중근이 마무리 보직을 맡은 것은 그의 야구 인생에서 처음이다. 당연히 생소한 것도,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도 많았다. 마무리를 맡은 초반, 봉중근은 "(손)승락이, (오)승환이가 존경스럽더라"고 말하며 처음 맡은 보직에 대한 어려움을 간접적으로 나타냈다.

평소 마무리 보직에 대한 궁금증이 많았던 봉중근은 넥센과의 경기가 열리자 손승락을 직접 찾아갔고, 경기 전 스트레칭 법 등 여러가지를 물어보며 궁금증을 해소했다. 손승락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봉중근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봉중근이 먼저 "마무리 투수들, 정말 존경스럽다"고 손승락을 향해 엄지를 들어 보였다. 손승락도 "(봉)중근이 형은 번트 타구 처리 등 수비가 좋고, 견제도 정말 좋다"며 "박빙의 승부에서 등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런 점들이 마무리로서 굉장히 유리하다고 생각한다"고 선배 봉중근을 치켜세웠다.

봉중근의 성공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손승락은 "(봉중근은) 제가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선수가 아니다"라며 "고등학교 시절, TV로 (봉)중근이 형이 던지는 것을 보고 감탄을 하곤 했다. 저에게 봉중근은 그런 선수"라고 말했다.

손승락은 "처음 마무리를 맡았던 2010년에는 정말 마운드에 오르는 것이 재밌었다. 그 전까지 선발로 뛰었기 때문에 1이닝 던지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며 "그런데 해가 지날수록 재밌기보다는 부담스러운 자리라는 것이 느껴진다"고 마무리라는 보직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를 듣고 있던 봉중근은 "나도 처음 맡는 마무리지만 즐기면서 던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고개를 내저었다. 봉중근 역시 오랜 기간 선발로 활약했지만 팔꿈치 수술을 받은지 얼마 되지 않았다. 당연히 1이닝을 던지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그동안 LG의 마무리를 맡았던 선수들이 줄줄이 실패를 맛봤다는 점도 봉중근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화기애애한 대화가 오간 뒤 각자의 팀으로 돌아선 두 선수. 이날 경기는 넥센의 우세 속에 진행됐고, 손승락은 10-7까지 추격당한 9회말 1사 1루에서 등판해 이병규(9번)를 병살타로 처리하며 경기를 끝냈다. 시즌 11세이브 째. 넥센의 승리 속, 자연히 봉중근의 등판 기회는 물건너갔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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