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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 못잖은 김승회, '이닝이터'로 거듭나다


[김형태기자] 김승회(두산)의 프로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키다. 177㎝란 신장은 평균 180㎝가 넘는 프로야구 선수들 사이에서 유독 작아 보인다. 더구나 그의 보직은 투수다. 190㎝ 가까운 장신 선수가 즐비한 포지션이다. 마운드에 선 그는 실제 체격보다 더 작아보이는 착시현상을 유발한다.

구속도 아주 빠른 편은 아니다. 평균 150㎞ 안팎을 펑펑 꽂는 투수들 틈에서 그가 던지는 140㎞대 초반의 직구 속도는 인상적이지 않다. 그러나 상대 타자들은 '평범해 보이는' 김승회의 공을 부담스러워한다. 워낙 공끝의 무브먼트가 좋아 좀처럼 공략하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30일 잠실 KIA전 7이닝 무실점 쾌투로 김승회는 시즌 3승째를 거뒀다. 시즌 첫 두 달이 지나기도 전에 지난해 개인 승수와 타이를 이뤘다. 3승만 더 하면 그는 지난 2006년 기록한 개인 최다승(6승)과 동률을 기록하게 된다.

승리보다 더 인상적인 건 투구이닝이다. 올 시즌 42.2이닝을 던진 그는 등판만 하면 평균 6이닝을 책임졌다. 최근 3경기에선 내리 7이닝을 소화했다. 올해 선발등판한 7경기에서 7이닝 투구가 무려 4차례나 된다.

더욱 돋보이는 건 경제적인 투구수다. 합계 21이닝을 소화한 최근 3경기에서 투구수 100개를 넘긴 건 딱 한 번뿐이다. 112개를 던진 지난 18일 잠실 LG전이 그 경기다. 당시 그는 7이닝 3실점 호투에도 불구하고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 투수로 이름을 올려야 했다.

평범한 체격에서 던지는 '대단치 않아 보이는' 공이 사실은 굉장히 위력적이라는 얘기다. 김진욱 감독은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김)승회는 원래 좋은 투수였다. 언제든지 좋은 공을 던질 수 있었다. 다만 그간 꾸준한 등판 기회가 많지 않았을 뿐이다. 구속은 빨라 보이지 않지만 공끝이 무척 좋아서 쉽게 난타를 당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호투의 또 다른 비결은 탁월한 제구력이다. 올 시즌 김승회는 42.2이닝 동안 볼넷을 15개만 허용했다. 3이닝에 1개 꼴이다. 안타(37개)를 적게 맞고 볼넷도 흔치 않으니 위기에 직면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 경기 내용과 결과가 좋을 수밖에 없다.

정명원 투수코치의 분석 또한 다르지 않다. "(김)승회의 강점은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하는데 있다. 30일 KIA전 같은 경우는 카운트를 잡기 위해 던진 커브가 아주 좋았다. 결정구인 직구와 포크볼도 위력적이었다"면서 "타자와의 수싸움에서 항상 유리한 볼카운트를 가져가니 좋은 결과가 나온다. 적은 투구수로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김승회는 지난해까지 주로 중간계투로 활약했다. 지난 2007년 42경기서 83.1이닝을 소화한 게 개인 최다 기록이다. 요즘 페이스라면 8월이 되기 전에 자신의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이닝이터'로 거듭나고 있는 김승회의 기록은 두산 선발진 가운데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아직 초반이지만 올 시즌 평균 6이닝 이상 던진 두산 투수는 니퍼트(9경기 63.1이닝, 평균 7이닝)와 이용찬(8경기 49.1이닝, 평균 6이닝)뿐이다.

김승회는 "초반 컨디션이 좋아 한 회 한 회 던진다는 생각으로 했던 게 주효했다. 직구의 볼 회전이 좋아 더 자신 있게 던졌고, 포수 양의지를 믿고 변화구도 그저 자신 있게 던졌다"며 "주어진 기회를 최대한 살려 언제든지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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