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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대승' 광주 최만희 감독 "전남이 우리를 쉽게 봤다"


[이성필기자] "전남이 우리를 너무 쉽게 본 것 같은데요."

무려 92일 만에(FA컵 제외) 승리를 맛본 광주FC 최만희 감독의 얼굴에는 기쁨이 넘쳤다. 단순한 승리가 아닌, 여섯 골이나 넣고 거둔 1승이라는 점에서 기분은 남달랐다.

광주는 23일 오후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17라운드 전남 드래곤즈와의 경기에서 김동섭, 박민이 각각 두 골씩 넣으며 6-0으로 크게 이겼다. 전반전에만 다섯 골을 퍼부었다. 역대 네 번째로 전반전 5골을 기록한 팀이 됐다.

경기 후 최 감독은 "3월 이후 계속 이기지 못했다"라며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한 뒤 "팀이 만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쉬움이 있지만 한 단계 발전하고 성장해 나갈 것으로 믿는다"라고 조급해하지 않고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전했다.

광주는 16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기존의 플랫3를 버리고 플랫4로 전환했다. 좀 더 공격적으로 상대를 압박하겠다는 의도였다. 나름 가능성을 봤고 이날 전남전에서 승부수를 던졌다.

최 감독은 "이승기나 김동섭 등 주요 선수를 포항 스틸러스와 FA컵 16전에서 제외했다. 전남전을 대비하기 위해 영상을 보여주면서 휴식을 부여했다"라고 FA컵에 비중을 두지 않은 전략이 나름 성공했다고 말했다.

신예들을 많이 내보낸 전남의 선수구성에 약간 자존심을 상했는지 최 감독은 "우리를 너무 쉽게 본 것 같다. (광주전에 나선) 이 멤버를 이기지 못하면 승강제에서 꼴등 해야 한다"라며 "골을 넣는 순간마다 선수들이 욕심내지 않고 바늘과 실처럼 움직여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기소침해 있던 김동섭을 선발로 넣은 것도 성공적이었다. 최 감독은 "당초 계획은 주앙 파울로를 선발로 넣는 것이었다. (김)동섭이가 올림픽대표팀을 다녀온 뒤 너무 몸 상태가 떨어져서 정신을 차리라고 자극을 줬다. 기회를 주기 위해 선발로 내세웠는데 잘해줬다"라고 만족스러워했다.

김동섭의 올림픽 대표팀 발탁에 대해서는 "가능하면 홍명보 감독 사단으로 가서 광주를 알려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김동섭은 두 골을 넣은 후 후반 11분 오른쪽 허벅지 뒷근육에 문제가 생겨 교체됐다. 단순히 근육이 뭉친, 큰 부상은 아니었다.

다소 풀어진 선수들을 자극한 것도 광주가 달라진 부분이다. 최 감독은 "(내가) 선수들에게 관대함을 보여주니 버릇이 없어졌다. 유종현, 임하람 등 모든 선수들을 하루에 두 번씩 훈련하게 했다. 매 경기 집중해야 할 승강제가 도입되는데 자신들이 잘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아서 그런 조치를 내렸다"라며 달라지는 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대패한 전남 정해성 감독은 "경기 결과가 충격적이다"라고 입을 연 뒤 "경기수가 많아서 빠르게 회복해 분위기 반전에 나서겠다"라고 조용히 말했다.

이어 "오늘은 감독으로서 준비가 덜 됐던 것 같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라고 자책한 뒤 "경기 시작 후 백패스를 했던 것이 선수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 같다. 오늘 경기가 향후 일정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라고 애써 태연함을 보였다.

조이뉴스24 광주=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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