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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女양궁과 '뜨거운 인연' 윌리엄슨, 6번째 올림픽 나서다


[최용재기자] 영국 여자 양궁의 '전설'이 있다. 바로 앨리슨 윌리엄슨(40)이다.

윌리엄슨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시작으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04년 아테네 올림픽, 2008년 베이징 올림픽까지 5회 연속으로 출전했다. 그리고 그녀는 마지막 올림픽이 될, 조국 영국에서 열리는 2012 런던대회에 여섯 번째로 올림픽 무대에 나선다.

[사진=2008 베이징올림픽 여자양궁 경기 모습]

윌리엄슨은 5번이나 올림픽에 출전했으면서도 성적은 좋지 않았다. 2004년 아테네에서 동메달을 딴 것이 전부다. 그런데도 윌리엄슨은 영국의 국민적인 영웅이다. 20년 동안 6번의 올림픽에 출전하는 변하지 않는 성실함과 녹슬지 않는 실력 때문이다. 그리고 양궁의 약소국이라 할 수 있는 영국에서 양궁의 위상을 높인 일등공신이다. 윌리엄슨이 영국 양궁 대표로 등장할 때부터 영국 여자 양궁은 얕볼 수 없는 다크호스로 변모했다.

사실 윌리엄슨이 올림픽에서 더 많은 메달을 따낼 수도 있었다. 그런데 양궁에는 세계 최강 한국의 궁사들이 버티고 있었다. 윌리엄슨은 안타깝게도 최강 한국 여자 양궁의 희생양이라 할 수 있다. 한국 양궁의 벽 앞에 번번이 좌절했지만 윌리엄슨은 한국 여자 양궁과 뜨거운 인연을 나눴다. 그래서 한국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선수다.

그 뜨거운 인연의 처음은 2000년 시드니였다. 당시 윌리엄슨은 세계랭킹 3위의 정상급 선수였다. 그런데 16강전에서 한국 대표팀의 막내 윤미진을 만났다. 17세 윤미진은 거침없이 활시위를 당겼고 거의 퍼펙트에 가까운 경기력을 펼쳤다. 윌리엄슨은 윤미진의 벽에 가로막혔다. 164-173. 완패였다. 윌리엄슨을 넘은 윤미진은 승승장구해 결국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리고 2004년 아테네에서 윌리엄슨은 다시 한 번 한국 양궁과 뜨거운 인연을 나눴다. 윌리엄슨은 중국 선수들을 연파하며 4강에 올랐다. 4강 상대는 박성현이었다. 윌리엄슨은 박성현을 만나 100-110으로 패배했다. 2회 대회 연속으로 최강 한국 대표팀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

특히 이 경기에서 박성현은 7번째 화살을 표적 정중앙에 명중시켜 카메라를 부숴버리는 신기에 가까운 솜씨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윌리엄슨은 신궁 박성현의 적수가 될 수는 없었다. 그래도 이 대회에서 윌리엄슨은 동메달을 따내는 영광을 누렸다. 윌리엄슨을 꺾은 박성현도 가장 높은 곳에 올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5번 올림픽에 나가 동메달 1개를 따낸 윌리엄슨. 6번째 올림픽에서 그녀는 금메달을 바라보고 있다. 마지막 올림픽에서, 그것도 조국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자신의 마지막 꿈을 실현하려고 한다.

윌리엄슨은 24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 데일리 익스프레스 등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매우 운이 좋은 선수다. 많은 기회를 얻었다. 많은 사람들이 올림픽에 나서는 꿈을 꿀 것이다. 나는 그 꿈을 6번이나 이뤘다. 매우 운이 좋다. 6번 올림픽에 나가지만 나는 여전히 배가 고프다. 이번에 금메달을 꼭 따고 싶다"며 대단한 각오로 마지막 활시위를 준비하고 있음을 알렸다.

윌리엄슨의 마지막 꿈. 금메달을 위해서라면 세계 최강 한국 대표팀과의 대결을 피할 수 없다. 한국 여자 양궁은 지난 2008년 베이징에서 개인 금메달을 중국에 내줘 자존심이 상한 상태다. 이번 런던에서 반드시 잃어버렸던 자긍심을 찾아오려 모든 것을 걸었다. 윌리엄슨의 마지막 꿈 이상으로 절실하다.

오는 27일 여자 양궁 랭킹라운드가 펼쳐진다. 한국은 이성진, 기보배, 최현주가 출전한다. 여전히 세계 최강이라 평가받는 자랑스러운 태극전사들이다. 물론 윌리엄슨도 마지막 꿈을 안고 출전한다. 이번 런던에서 윌리엄슨과 태극전사들은 또 어떤 뜨거운 인연을 나눌 것인가.

조이뉴스24 런던(영국)=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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