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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재 in(人) 런던]②올림픽 파크로 갈 때 반드시 챙겨야 할 '네 가지'


[최용재기자]*2012년 7월25일, 2일차

10년 만에 다시 온 런던. 올림픽이 열리는 이곳에서 가장 먼저 찾아가야 할 곳은 어디일까. 빅벤? 타워브리지? 대영박물관? 버킹엄 궁전?

관광이 목적이라면 우선순위를 둬야 할 런던의 명소들이지만 올림픽 취재에 몰두하는 기자에게는 사치일 뿐이다. 물론 시간적 여유가 생긴다면 가보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아니다. 관광이 아닌 일을 하러 왔기 때문이다. 모든 신경을 오직 2012 런던 올림픽에 쏟아부어도 모자랄 지경이다.

런던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간 곳. 당연히 올림픽 파크다. 올림픽 스타디움을 비롯한 수많은 경기장이 모여 있는 이곳이 런던에 와서 가장 먼저 발을 디딜 장소다. 단 하루 만에 런던의 지하철과 버스를 현지인처럼 타고 내릴 수 있게 됐다는 자긍심을 가지고 올림픽 파크로 향했다.

이날 오후 시간 전부를 올림픽 파크에서 보냈다. 오후 1시에 가서 오후 7시가 넘어 나왔다. 올림픽 파크를 속속들이 다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미디어 셔틀버스가 있었지만 생생함과 리얼함을 느끼기 위해 도보로 다녔다. 오랜 시간이 걸려 올림픽 파크 투어를 마쳤고 느낀 점이 많았다.

그래서 올림픽 파크를 찾으려는 많은 스포츠팬들을 위해 꼭 필요한 '네 가지'를 말해주려 한다. 이 '네 가지'를 준비하지 않으면 크게 후회할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올림픽 파크를 더욱 재미있고 편안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숙지해야 할 것들이다.

◆한 가지, 선글라스

올림픽 파크에 오는 사람들에게 선글라스는 필수 제품이다. 런던에 왔으니 멋을 부려보라고 추천하는 것이 아니다. 선글라스를 끼지 않는다면 정말 눈이 멀어버릴 지도 모른다.

런던은 비가 많이 오는 곳으로 유명하다. 또 런던에 오기 전 현지에 있는 이들이 날씨가 한국보다 쌀쌀하다며 긴팔 옷을 준비하라고 했다. 기자가 현지에 도착해 지낸 이틀 동안은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비는 단 한 방울도 보지 못했고 날씨는 덥고 태양은 눈을 뜨지 못할 정도로 뜨겁다. 올림픽 파크에서 선글라스가 없다면 보이는 것도 없을 지경이다.

◆두 가지, 건강한 다리

건강한 다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튼튼한 다리가 없다면 올림픽 파크 전체를 걸어서 돌아본다는 것은 포기해야 한다. 경기장 입구 바로 앞에 있는 메인 스타디움인 올림픽 스타디움과 수영이 열리는 아쿠아틱스 정도만 보는 것에 만족해야 한다.

저 멀리서 올림픽 스타디움이 보이고 박태환이 금메달을 따내는 상상을 하게 만드는 아쿠아틱스를 보면 설렌다. 더 가까이 생생하게 보고 싶어 발걸음을 재촉한다. 그런데 이런 설렘은 오래가지 못한다. 서쪽으로 저 멀리 하키가 열리는 리버뱅크 아레나를 지나면 다리에 신호가 오고 사이클이 열리는 벨로드롬까지 가면 녹초가 되고 마지막 경기장인 바스켓볼 아레나에 도착할 때면 다리에 더 이상 감각이 없게 된다.

◆세 가지, 강인한 정신

건강한 육체를 준비했다면 강인한 정신도 함께 따라야 한다. 육체는 정신을 이기지 못하는 법. 눈을 뜨지 못할 정도의 뜨거운 햇빛에 온 몸은 땀으로 샤워를 하고, 다리는 점점 마비돼 소위 말하는 '멘붕(멘탈 붕괴)' 상태가 올 수 있다.

'멘붕' 상태가 오면 더 이상 올림픽 정신은 없다. 짜증과 분노만 커질 뿐이다. 이런 상태로라면 절대로 건전하게 경기를 관람할 수 없다. 정신이 혼미해져 다른 국가의 선수를 응원할 지도 모를 일이다. 어떤 고난과 역경에도 정신을 잃지 않는 강인한 멘탈도 반드시 필요하다.

◆네 가지, 돈

마지막으로 필요한 것은 바로 돈이다. 스포츠를 관람하는 데 무슨 돈이 그리 필요할까 생각이 들겠지만 올림픽 파크에서 드는 돈은 생존을 위한 돈이다.

뜨거운 날씨에 올림픽 파크를 걷다보면 목이 마르다. 마실 것을 사야 한다. 오랜 시간 걷다보면 체력이 고갈돼 배가 고프다. 먹을 것을 사야 한다. 뜨거운 태양을 피해 잠시 쉬고 싶다. 그러면 마실 것과 먹을 것을 사기 위해 지갑을 열어야 한다. 올림픽 파크 군데군데 커피숍과 식당들이 눈에 보인다. 또 그늘이 있는 곳도 커피숍과 식당뿐이다. 전략적으로 만들어놨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살기 위해 돈을 쓸 수밖에 없도록 돼 있다.

위의 네 가지를 모두 챙기기 벅차다면 간단한 방법이 있기는 하다. 비가 오기를 기다렸다 간다거나, 해가 진 다음에 가는 것이다. 참고로 런던에서는 오후 8시에 해가 진다.

<③편에 계속…>

조이뉴스24 런던(영국)=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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