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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7', 완전 소중 드라마…어떡하지 너?


[장진리기자] 어릴 때 소위 '빠순질' 좀 해봤던 사람이면 안다. '우리 오빠 까지마, 까도 내가 까!' 그런데 이런 뜨거운 헌정사를 다시 한 번 바치고 싶은 완전 소중한 것이 다시 나타났다. 바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이다.

'응답하라 1997'은 H.O.T.와 젝스키스라는 아이콘으로 대변되던 1990년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로 부산 출신 고등학교 동창생 여섯 명의 추억 여행을 그리며 당시 치열한 청춘을 보냈던 1세대 팬덤은 물론, 90년대를 그리워하는 2,30대 시청자들의 뜨거운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뚜껑을 연 '응답하라 1997'은 기대 그 이상이었다. 서인국, 정은지, 은지원, 호야 등 연기가 처음이거나 처음이나 마찬가지인 배우들은 발군의 연기력을 보이며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배우들의 연기 이상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드라마 속에 그대로 살아 숨쉬는 당시 우리들의 추억이다.

드라마 속에서 키스신과 함께 흐르는 양파의 '애송이의 사랑', 친구들이 어설프지만 음악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추는 H.O.T.의 '전사의 후예', '마이마이' 안에서 영어 듣기 대신 흘러나오는 '젝키'의 커플…90년대를 살아온 사람들이라면 하나도 그냥 흘려버릴 수 없는 '완전 소중한' 것들이다.

서로 점심시간에 H.O.T.와 젝스키스 노래를 틀겠다고 머리채를 잡고, 토니오빠의 마누라는 나라고 목청을 높이는 교실은 눈물나게 반가운 풍경이다. 이런 이야기들은 비단 오빠들의 생일에 사진 한 장 놓고 수줍게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거나, 벽을 오빠 생일 축하 메시지로 도배하거나, 하드보드지로 만든 필통이나 가방을 들고 다니거나, 오빠들을 따라 칼머리를 하고 풍선 색깔로 서로 싸우지 않아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이다. 매우 소수이지만 이런 1세대 '빠순이 문화'를 옆에서 지켜만 보고 있었던 사람들이라고 하더라도, '우리 모두는 누구의 팬이었던' 90년대의 추억들은 '응답하라 1997'을 타고 아련하게 흐른다.

깨알같이 고증한 소품 역시 눈에 띈다. 지금도 시골서 계신 할머니가 비오는 날 밭일할 때 쓰신다는 우비들과 밤새서 만들었던 플래카드는 물론이고, 콘서트 티켓을 위해해서라면 밤샘은 기본이었던 제일은행 간판, 소중하게 받아들었던 입금증 도장까지, 철저한 90년대 고증에 타임머신을 타고 다시 그 때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까지 든다.

게다가 서인국-정은지, 은지원-신소율의 달콤쌉싸름하고 간질간질한 로맨스는 '백투더 90s'에 간절히 응답하고 싶은 시청자들의 마음에 불을 지른다. '꽃보다 남자'가 아니라 해적판 '오렌지 보이'에 뜨겁게 열광했던 90년대의 소녀 감성을 제대로 자극하는 것.

'응답하라 1997', 어찌 이리 기특한 드라마가 이제야 나왔을까. '응답하라 1997'의 신호에 정말 뜨겁게 응답하고 싶다.

조이뉴스24 장진리기자 mari@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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