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동갑 류승룡에 말 놓기 어색했다"

[권혜림기자] 배우 이병헌이 동갑내기 류승룡과 서로 말을 트게 된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알렸다.

13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이병헌은 "보통 동갑내기 배우들끼리 만나면 활영 초반에 말을 놓고 친구로 지내게 된다"며 "그런데 류승룡과 나 모두 그런 부분에 있어서 진중했다. 둘 다 성격은 외향적이고 재밌지만 의외로 까탈스러운 면이 있다"고 입을 열었다.

이병헌에 따르면, 1970년생 동갑내기인 두배우는 영화 작업이 2/3 가량 진행된 뒤에야 서로 말을 놓게 됐다. 이병헌은 "부안 로케이션 중 함께 술을 마실 때 얼큰하게 취한 내가 먼저 용기를 냈다"며 "'승룡씨, 우리 이제 말 놓죠?'했더니 '아, 그러죠 뭐' 하더라"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친구 되기는 예상보다 쉽지 않았다. 이병헌은 "다음날 오후에 점심을 먹기 위해 차에서 내리는데 서로 '병헌아' '승룡아' 하고 인사를 했지만 어색했다"며 "용기 내 이야기한 사람은 나인데, 며칠 동안 굉장히 어색한 느낌이 들었다"고 설명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병헌은 이날 류승룡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 시선을 끌기도 했다. 그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하면서 작품 외에 얻은 것이 있다면 바로 류승룡이라는 친구"라고 고백했다.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왕위를 둘러싼 권력 다툼과 당쟁으로 혼란에 빠진 광해군 8년을 배경으로 한다.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에 대한 분노와 두려움으로 난폭해져 가던 광해는 도승지 허균에게 자신을 대신해 위협에 노출될 대역을 찾을 것을 지시한다. 타고난 말솜씨로 왕의 모습을 흉내내던 재주꾼 천민 하선이 영문도 모른 채 궁에 끌려와 광해의 대역이 된 이야기를 그린다.

이병헌이 광해와 하선을 모두 연기하며 류승룡이 허균 역을 맡았다. 한효주·김인권·장광 역시 출연한다. 오는 9월, 추석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