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스플릿 시스템이 도입된 2012 시즌 K리그, 승점이 정말 귀한 시대가 됐다. 강등 제도가 없던 지난해까지는 패하면 다음을 생각했지만 이제는 현재에 충실하지 않으면 미래가 괴로워지는 새로운 환경이 만들어졌다.
당장 올 시즌 그룹A(1~8위), B(9~16위)가 갈린 지난 30라운드가 그랬다. 네 팀이 상위 그룹 마지노선인 8위를 놓고 대혼전을 벌였고, 경남FC가 인천 유나이티드와 승점이 같은 상황에서 골득실에서 앞서 '노는 물이 다른' 곳에서 나머지 시즌을 보내는 행운을 얻었다.
워낙 치열한 시즌이 이어지다 보니 경기 종료 호각과 함께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누워버리는 경우도 다반사다. 사나흘 간격으로 이어지는 경기 일정에 체력 방전으로 애를 먹는 것이다.
떨어진 체력은 자연스럽게 집중력 저하로 이어진다. 올 시즌 후반 40분 이후 터진 골은 85골, 경기당 0.14골로 지난해에 비해 11.3%나 늘어난 것이 이를 증명한다.
이 중 후반 40분 이후 승부를 결정지은 결승골이 32골나 돼 40.6%나 됐다. 지난해는 28골로 29.8%였다. 마지막까지 안심할 수 없는 경기가 속출했다는 뜻이다.
극적인 골은 성적도 롤러코스터를 타게 했다. 상위 그룹 마지노선인 8위 싸움을 벌였던 경남FC, 인천 유나이티드, 대구FC, 성남 일화는 마지막 5경기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이 기간 인천은 4승1무로 승률이 90%나 됐다. 전반기 승점 9점에 불과했던 인천은 후반기 9승4무2패로 승점 31점을 쓸어담는 놀라운 성적을 기록했다. 경남, 대구, 성남은 나란히 2승1무2패, 승률 50%를 기록했다.
상위권은 FC서울과 전북 현대의 양강 체제가 구축됐다. 서울은 3위 밖으로 떨어지지 않으며 줄곧 선두권을 놓치지 않았다. 전북도 4위 이내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3위를 기록한 수원은 후반기만 놓고 보면 8위로 추락했지만 전반기 벌어놓은 승점으로 버텼다.
추락한 팀들도 눈에 띄었다. 15라운드까지 4위였던 제주는 이후 15경기에서 3승6무6패로 저조한 성적을 내며 7위로 미끄러졌다. 7위까지 치고 올라왔던 대구도 비슷했다. 꼴찌 강원은 후반기 3승 수확에 그치며 반전의 기회를 잃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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