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프로축구 수원 삼성 선수단이 수다쟁이(?)로 변신했다.
수원은 강원도 강릉에서 전지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오는 15일부터 시작되는 스플릿 시스템 상위리그를 앞두고 지난 3일부터 약속의 땅 강릉에서 승리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올 시즌 수원의 행보는 굴곡 그 자체다. 초반 1위를 질주하며 잘나가다 무더위가 오면서 선수들이 부상으로 신음했다. 결국, 7월 첫 경기였던 포항 스틸러스와 19라운드를 시작으로 5경기 연속 무승에 시달렸다. 이 기간 3연패 후 2무승부에 머물렀다. 3연패 중에는 0득점 11실점의 굴욕을 맛봤다.
이후 인천 유나이티드를 잡으면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지만 경기력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29라운드에서는 대전에 끌려가다 종료 직전 어렵게 동점골을 넣으며 비기는 등 수원답지 않은 경기력에 울었다.
수원은 3위로 스플릿 시스템 상위그룹 리그를 시작한다. 1위 FC서울(승점 64점)에는 무려 11점이나 뒤져 있다. 매 경기 전쟁이다. 이길 경기를 놓치면 그것으로 끝이다.
윤성효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선수단이 가장 잘 될 때의 장점을 모으기로 했다. 바로 소통과 즐거움이다. 승부에 대한 압박을 서로 떠들어가며 이겨낼 때 진짜 수원다운 경기력이 나온다는 판단이다.
6일 오후 강릉 월드구장에서 열린 훈련도 그랬다. 훈련 내내 입을 다물고 있는 선수는 없다. 전술 훈련과 미니게임 내내 선수들의 입에서는 동료를 부르는 목소리가 끝없이 나왔다. 간단한 패스를 받는데도 소녀들처럼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윤성효 감독이 물끄러미 바라보는 가운데 서정원 수석코치는 "동료를 보고 빠른 패스를 하라", "계속 대화하라"고 소리를 질렀다. 실전에서도 똑같다.
수비수 보스나가 동료와 미니게임 중 왼쪽 무릎을 채여 훈련에서 열외되자 걱정의 목소리도 나왔다. 훈련 후 선수들 대부분은 보스나에게 다가가 "보스나 괜찮아"라고 물었다. 보스나는 무릎이 괜찮다고 했지만 자기공명영상촬영(MRI)를 통해 부상 부위를 정확히 확인할 예정이다.
수원은 위기마다 선수들이 훈련은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대화로 답답함을 풀곤 했다. 말하자면 '떠들어야 사는' 수원이다. 시즌 중반 경기력이 풀리지 않으면서 팬들로부터 비판의 목소리가 들릴 때도 선수단은 솔직한 말을 털어놓으며 꼬인 매듭을 풀었다. 서로 장, 단점을 꺼내놓으니 경기력 개선이 되고 승리로 이어진다는 공식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윤 감독도 "시즌 초반의 조직력을 찾아오기 위해 합숙을 하면서 보완 중이다. 더울 때 균형이 깨져버렸는데 선수들이 하나가 되면 상위그룹 첫 경기부터 잘 풀릴 것이다"라고 자신했다.
조이뉴스24 /강릉=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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