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다승왕 경쟁이 시즌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순탄하게 승수 사냥을 하던 장원삼(삼성)이 어렵지 않게 타이틀을 거머쥘 것으로 보였지만 경쟁자들의 추격으로 혼전 상태에 접어들었다.
장원삼의 팀동료인 탈보트는 10일 대구 넥센전에서 5.1이닝 6피안타 4실점(3자책)으로 시즌 14승째를 기록, 장원삼과 함께 다승 공동 선두로 뛰어올랐다. 탈보트는 지난달 18일 잠실 두산전부터 등판한 4경기에서 3승을 쓸어담았다. 막판 스퍼트로 다승왕 레이스를 안개 국면으로 몰고갔다.
탈보트의 질주 뒤에는 삼성 타선의 화끈한 지원이 있었다. 이 기간 중 탈보트는 퀄리티스타트 2회에 그쳤지만 등판 때마다 타자들의 득점 지원으로 단 1패도 기록하지 않았다.
반면 초가을에 접어들면서 다승왕 타이틀을 손에 쥐는 듯했던 장원삼은 갑자기 페이스가 떨어졌다. 지난달 14일 대구 한화전서 14승째를 챙길 때만 해도 모든 게 순탄해 보였다. 하지만 이후 등판한 3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만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지난달 21일 대구 롯데전(7.2이닝 5실점)과 31일 대구 넥센전(3이닝 4실점)에선 내리 패했고, 지난 8일 대구 두산전에선 9이닝 2실점으로 역투했지만 승패와 관계 없었다.
삼성은 앞으로 20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장원삼과 탈보트는 3∼4차례씩 선발 등판 기회가 남아 있다. 제한된 기회에서 어떤 선수가 최대한 승수를 챙기느냐에 따라 올 시즌 다승왕의 주인이 가려질 전망이다. 현실적으로 남은 등판수를 감안할 때 올 시즌 다승왕은 15∼18승 사이에서 나오게 됐다.
이들 외에도 다승 2위 그룹의 추격이 만만치 않아 의외의 인물이 '막판 역전'에 성공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유먼(롯데)과 나이트(넥센, 이상 13승)가 1승 차이로 삼성의 두 투수를 쫓고 있다. 특히 이들 두 미국인 투수는 올 시즌 큰 기복 없이 꾸준한 투구를 펼치고 있어 막판 뒤집기 가능성도 상당한 편이다. 이들은 나란히 최근 5경기에서 3승씩을 쓸어담았다.
삼성 출신 다승왕은 지난 2009년 윤성환(당시 14승)이 마지막이었다. 같은 해 공동 다승왕에 오른 조정훈 또한 롯데가 배출한 마지막 다승왕이었다. 넥센은 전신인 현대까지 포함할 경우 2003년 정민태(당시 17승) 이후 다승왕과 인연이 없었다. 외국인 투수가 다승왕을 차지한 건 2002년 키퍼(19승, 당시 KIA), 2004년 리오스(17승, 당시 KIA) 2004년 레스(17승, 당시 두산) 2007년 리오스(22승, 당시 두산) 2009년 로페즈(14승, 당시 KIA)로, 모두 5차례 있었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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