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갈 길 바쁜 롯데와 KIA가 나란히 힘을 뺐다. 2년여 만에 재개된 더블헤더를 치렀고, 2차전은 연장 12회까지 갔다. 그야말로 '공포의 더블헤더'였다.
롯데와 KIA는 14일 광주구장에서 벌어진 더블헤더 2차전에서 끝내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연장 12회 접전 끝에 8-8 동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앞서 치러진 1차전에서 1-10으로 크게 패했던 롯데는 2차전에서 설욕을 노렸으나 승리를 눈앞에 뒀던 12회말 2사 후 신인 황정립에게 동점 솔로포를 맞고 결국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9회말 2점 차로 뒤지던 KIA가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면서 경기는 알 수 없게 흘러갔다. KIA는 더블헤더 싹쓸이를 노렸고, 롯데는 어떻게든 1승 1패를 만들어 기존 승차를 유지해야 했다. 오후 3시에 시작된 1차전을 5시 50분에 마치고, 20분 휴식 후 6시 11분 2차전에 돌입한 양 팀 선수들은 오후 11시 12분에야 경기를 끝냈다. 경기 시간만 무려 7시간 51분, 총 8시간이 넘는 혈전이었다.
KIA가 5-7로 뒤진 9회말,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1사 1, 3루에서 김원섭이 볼넷을 골라 만루를 채웠고, 김상훈이 중전 안타를 때려 6-7, 1점 차가 됐다. 이어진 만루 찬스에서 박기남의 희생플라이 때 3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와 7-7 동점에 성공했다.
12회초 롯데가 다시 균형을 깼다. 시원한 한 방이 아닌, 밀어내기 볼넷이었다. 롯데가 12회초 1사 1루에서 바뀐 투수 진해수로부터 연속 안타를 뽑아내 만루를 채웠고 정훈이 침착하게 볼넷을 골라 밀어내기로 8-7로 앞섰다.
그대로 롯데의 승리로 경기가 끝나는 듯햇으나 12회말 2사 후 들어선 대타 황정립이 강영식을 상대로 동점 솔로포를 때려내며 쉽게 예상하지 못했던 결말의 주인공이 됐다. 경기는 그렇게 8-8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초반 분위기는 롯데가 좋았다. 롯데는 1회초부터 KIA 선발 윤석민을 두들겨 선취점을 올렸다. 첫 타자 전준우 포함 홍성흔, 강민호까지 나란히 2루타를 뽑아내면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1사 3루에서 나온 손아섭의 희생플라이와 이어 터진 강민호의 적시타로 2-0 리드를 잡았다.
롯데는 3회 1사 1, 3루에서 홍성흔이 윤석민을 상대로 3점 홈런을 때려내며 분위기를 휘어잡았다. 윤석민의 밋밋한 체인지업을 놓치지 않고 좌월 스리런포로 연결했다. 점수는 5-0으로 벌어졌다.
4회초 롯데 세 타자가 연속 삼진으로 물러난 뒤 4회말부터 KIA의 반격이 시작됐다. KIA는 4회말 2사 2루에서 김주형의 좌전 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다.
KIA는 1-6으로 뒤지던 5회말 대거 4점을 추격했다. 무사 만루에서 4번타자 나지완이 롯데 선발 유먼의 높게 제구된 초구를 가볍게 노려쳐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날렸다. 이어진 2사 2, 3루에서는 박기남의 2타점 적시 2루타로 5-6까지 추격했다. 롯데는 7회 강민호의 솔로포로 승부에 쐐기를 박는 듯했으나 9회말 동점을 허용하며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가야 했다.
누구도 시원하게 웃지 못했지만, 1차전 대패에 이어 2차전에서 다 잡았던 경기를 두 번이나 놓친 롯데의 아쉬움이 더 크게 느껴진 혈전이었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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