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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닐라 어쿠스틱, 인디 편견 버려라 "걸그룹과의 작업도 OK"(인터뷰)


[이미영기자] 인디밴드는 더이상 가요계의 비주류가 아니다. 방송가가 소외시켜왔던 인디 가수들이 '탑밴드', '나는가수다'를 통해 대중들의 주목받고 있다. 음원차트에서도 이들의 이름이 심심찮게 발견된다.

주류와 인디의 경계가 모호해진 요즘 가요계, 눈에 띄는 한 팀이 있다. 바닐라 어쿠스틱이다. 최근 발표한 정규 1집 타이틀곡 '반지하 로맨스'가 공개 후 소리바다 등 음원차트 상위권에 머물며 잔잔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반지하 로맨스'는 반지하에 사는 남자가 꿈꾸는 로맨스를 담은 노래. 바닐라 어쿠스틱의 달달한 보컬에 MC스나이퍼의 랩이 귀에 착착 감긴다. "소비되는 음악이 아닌, 좋은 선물같은 음악이 됐으면 좋겠다"는 이들의 바람처럼, 노래는 잔잔한 위로가 된다.

◆"서태지 '모아이' UCC로 이름 알렸지만…"

바닐라 어쿠스틱은 바닐라맨과 성아, 타린 등 3인으로 구성된 팀이다. 홍대앞에서는 꽤 역사가 깊다. 바닐라맨과 성아는 2008년부터 함께 해온 원년 멤버로, 벌써 5년째 팀을 지켜오고 있다.

바닐라 어쿠스틱은 2008년 3월 팀이 결성됐다. 바닐라맨은 잠에서 깨어나 문득 "밴드를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리고 목소리가 예쁜 성아, 그리고 한 명의 여성 멤버와 함께 팀을 만들었다. 인생이 제일 암울했다는 시기, 그런 정서와는 반대로 달달하고 따뜻한 음악을 토대로 하는 바닐라 어쿠스틱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이들은 원더걸스의 '쏘 핫'과 서태지의 '모아이' 등을 어쿠스틱 버전으로 편곡해 UCC를 만들었고, 동영상이 모 포털사이트 메인에 게재되면서 유명세를 탔다. 팬카페 회원도 4천여명에 이르렀다. 그러나 유명세를 얻음과 동시에 논란이 됐고, 팀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게 했다.

"그 때 많은 관심도 얻었지만 논란이 일었죠. 저희 곡이 아닌 다른 곡을 편곡했다는 데서 저작권 논란도 있었고,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분들도 많았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잘못된 판단이었던 것 같아요. '모아이'를 뛰어넘어 우리 음악을 알리는데 몇 년이 걸렸죠. 그 논란이 좀 더 우리 음악으로 다가서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아요."

그 때부터 직접 곡을 만들었고, 지금까지 2장의 미니앨범과 3장의 싱글음반을 발표했다. 실력도 인정 받았다. 보컬 성아는 타블로의 추천으로 에픽하이의 '커피'에서 피처링을 맡아 주목을 받기도 했다.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는 음악을 하고 싶다"

팀의 위기도 있었다. 팀 결성과 함께 해왔던 여성 멤버가 결혼과 출산으로 자연스레 활동을 그만뒀고, 멤버들의 경제적인 어려움도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는데 문제가 됐다. 그러다 지난해 5월 타린이 새 멤버로 합류, 팀을 새롭게 재편하면서 다시 힘을 냈다. 타린은 건반뿐만 아니라 기타와 아코디언 등의 연주, 작곡에도 재능이 있는 멤버였다.

멤버들은 "위기가 있었지만 팀 재편으로 새로운 방향을 찾았다. 발전적인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슈퍼스타K2' 출신의 김지수와 함께 듀엣곡 '썬글라스'를 발표하면서 본격 활동에 시동을 걸었고 지난 12일 정규 1집 '반지하 로맨스'를 발표했다.

"첫 정규앨범이지만 큰 의미를 부여했던 것 같지는 않아요. 흘러가는 시간 안에서 그 당시의 저희 모습을 담으려고 했어요. 이번 앨범은 지금 우리의 모습을 담은 앨범이라고 생각해요. 요즘 음악 시장이 소비되는 측면이 강해 그냥 흘러갈 수도 있겠지만 저희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선물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죠."

바닐라 어쿠스틱은 홍대에서 주로 공연을 하는 인디 밴드지만, 주류와 비주류의 선을 긋고 싶어하지 않는다. "가요계에 아이돌이 있다면 공연 위주로 하는 인디신 규모도 커지고 있고 긍정적으로 조명되고 있다. 메인에 오르내리는 팀도 많다"며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많은 대중들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고 말했다.

자신들만의 음악 세계에 갇히려고 하지도 않는다. 김지수와의 듀엣도 그랬고, 이번에 함께 한 MC 스나이퍼와의 작업이 그렇다. 바닐라 어쿠스틱은 "콜라보레이션을 하면 덜 지루하다. 저희끼리 하다보면 지겨울 때가 있다든지, 치우쳐서 할 수가 있는데 다양화 되는 것 같아서 좋다"고 말했다.

멤버 바닐라맨는 자신을 '삼촌팬'이라고 일컬으며 소녀시대와 씨스타, 시크릿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성아는 성시경, 타린은 버벌진트를 좋아한다. "함께 하모니를 맞춰보고 싶다"고 러브콜을 보냈다.

바닐라 어쿠스틱은 오는 10월 7일 오후 6시 롤링홀에서 첫 단독 공연을 연다. 깊어가는 가을 밤, 팬들에게 위로가 되는 음악을 들려주고 싶어한다.

"모두를 만족시킬 만한 음악은 아니지만 누군가에는 의미있는 음악이 되고 싶어요. '힘들었는데 음악을 듣고 위로가 됐다'는 말이 참 좋고, 음악을 하고 있다는 것이 뿌듯해요. 지금은 누군가에게 위로가 필요한 시간인 것 같아요. 휴식같은 음악을 들려주고 싶습니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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