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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윤요섭의 '공격형 포수'로 가는 길


[정명의기자] LG 트윈스 윤요섭(30)은 이른바 공격형 포수다. 사실 '포수'보다는 '공격형'에 무게감이 실리는 선수다.

최근 LG 김기태 감독은 윤요섭을 주전포수로 중용하고 있다. 수비력은 경쟁자들에 비해 우위라고 할 수 없지만 장타력을 갖춘 그의 방망이에 큰 기대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수비 면에서도 윤요섭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윤요섭은 주전으로 포수 마스크를 쓰고부터 방망이가 터지지 않았다. 특히 24일 SK전을 치르기 전 10경기에서 타율 1할9푼4리(31타수 6안타)로 부진했다. 결국 윤요섭은 21일과 23일 롯데전에서는 선발 출전하지 못했다. 윤요섭을 대신해 대졸 신인 조윤준이 선발 마스크를 썼다.

김 감독은 윤요섭에게 다시 기회를 줬다. 친정팀 SK를 상대로였다. 24일 경기 전 김 감독은 "포수로 나선 이후 타율이 2할 초반대일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다시 윤요섭을 선발로 출전시켰다는 것은 그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윤요섭은 김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3회초 2사 1,2루에서 SK 선발 윤희상을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직접 맞히는 큼지막한 2루타를 터뜨리며 주자 2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2-0으로 앞서나가는 선제 타점. 이날 LG가 5-3으로 승리를 거두며 윤요섭은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윤요섭은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정작 본인은 최근 타격 부진에 대해 전혀 개의치 않았다. 경기 전 만난 윤요섭은 주변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타격에는 사이클이 있는 것 아닌가? 지금까지는 내려갈 때였고 오늘부터 올라갈 것"이라고 태평한 표정으로 말했다. 강한 자신감이 느껴지는 말이었다.

평소에도 윤요섭의 자신감은 하늘을 찌른다. 무서운 투수가 없다고 말할 정도. 그 자신감은 타석에서 발휘된다. 어떤 공이 와도 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원스럽게 배트를 휘두른다. 가끔 적극적인 스윙이 독이 될 때도 있지만 상대 투수 입장에서는 풀스윙을 구사하는 윤요섭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최근 부진에도 윤요섭은 시즌 타율 3할대를 유지하고 있다. 24일 현재 3할4리의 타율에 1홈런 18타점을 기록했다. 윤요섭이 하위타선에 포진하면서 LG의 타선은 한층 무게감이 실렸다. 윤요섭의 존재는 LG의 다음 시즌을 기대하게 만든다.

포수 수비에서도 많이 안정된 모습이다. 스스로 부족하다는 점을 알고 그만큼의 노력을 기울인다. 그토록 바라던 포수로서의 출전. 어렵게 잡은 기회인 만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얼마 전 포구를 하다 투수가 던진 공에 급소를 맞아 하늘이 노랗게 변했을 때도 떼굴떼굴 구르다 벌떡 일어났다. "이러면 안돼"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고 한다.

제법 포수다운 마음가짐도 갖췄다. 투구에 맞고 하늘이 노랗게 변해도 금방 정신을 차렸던 것은 투수에 대한 배려이기도 하다는 것. 윤요섭은 "포수가 공을 맞고 아파하는 모습을 보이면 투수 입장에서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같은 코스로 공을 던질 때 움츠러들 수가 있다"고 설명한다.

윤요섭은 프로야구 선수로는 드물게 현역으로 입대해 해병대를 전역한 것으로 유명하다. 해병대를 지원한 것은 야구에 대한 열정 때문이었다. 가장 빨리 입대할 수 있었던 것이 해병대였던 것. 이후 윤요섭은 SK에 신고선수로 입단한 뒤 LG로 트레이드 돼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왔다.

해병대 출신답게 강한 집념, 정신력도 갖고 있다. 코칭스태프는 당초 그에게 1루수 전업을 권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포지션인 포수를 포기할 수 없었다. 고집으로 비칠 수도 있었던 윤요섭의 집념은 결국 '포수 윤요섭'을 만들어가고 있다. 손가락에 사구를 맞고도 끝까지 경기를 치러내는 정신력 또한 윤요섭이 가진 매력 중 하나다.

결승타를 때려낸 24일 SK전 후 수훈선수로 뽑힌 윤요섭은 "남은 시즌 매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그라운드에서 좋은 플레이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윤요섭이 보내는 소중한 시간들이 LG의 안방 고민을 조금씩 덜어내고 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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