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거인군단'이 마침내 포스트시즌 '곰 징크스'에서 탈피했다. '철웅군단'은 2010년 역스윕의 재현을 노렸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롯데 자이언츠는 12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총력을 쏟아부은 끝에 연장 10회 상대 실책으로 결승점을 얻어 4-3 역전 끝내기 승리를 거두고 3승 1패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이로써 롯데는 이전 두산과 포스트시즌에서 세 차례 맞붙어 모두 패했던 아픔을 깨끗이 설욕했다.
이번 준플레이오프는 롯데와 두산이 포스트시즌에서 맞붙은 네 번째 대결이었다. 지난 세 차례의 대결에서는 두산이 모두 승리를 거두며 롯데를 울렸다.
먼저 1995년 한국시리즈에서 OB(두산의 전신)를 만난 롯데는 7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벌인 끝에 3승4패로 준우승에 그쳤다. 당시 롯데는 페넌트레이스 3위를 차지함과 동시에 4위 해태에 4.5경기 앞서며 당시 규정에 따라 준플레이오프 없이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플레이오프에서 LG를 3승2패로 물리치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롯데는 OB의 벽에 가로막혀 우승의 꿈을 접었다.
이후 포스트시즌에서 마주칠 기회가 없었던 두 팀은 2009년 준플레이오프에서 다시 만났다. 롯데는 1차전을 승리했지만 내리 3경기를 내주며 또 한 번 곰들 앞에 고개를 떨궈야 했다. 당시 롯데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팀이 탈락한 최초의 사례가 됐다.
이듬해인 2010년 롯데와 두산은 또 다시 준플레이오프에서 맞붙었다. 이번에는 1,2차전을 내리 승리한 롯데. 하지만 두산은 3연승을 거두며 '역스윕'에 성공하는 놀라운 뚝심을 발휘했다. 이로 인해 롯데의 '곰 징크스'가 굳어졌다.
2년만에 준플레이오프에서 다시 맞붙은 롯데와 두산. 당초 많은 전문가들은 두산의 전력이 우위에 있다고 평가했다. 롯데가 페넌트레이스 막판 엄청난 부진을 겪었기 때문이다. 반면 두산은 강력한 선발진을 바탕으로 일찌감치 플레이오프를 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롯데는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끈끈한 힘을 발휘하며 3승1패로 두산을 물리쳤다.
2연패를 당한 뒤 두산은 2010년의 기억을 떠올리며 뒤집기 승리를 다짐했다. 롯데를 상대로 포스트시즌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그리고 11일 3차전을 7-2로 잡아내 희망의 불씨를 살리는가 했다. 하지만 더는 당할 수 없다는 롯데가 4차전에서 0-3의 점수차를 극복하는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 두산의 꿈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이제 롯데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4차전에서 승부를 끝내 SK와 플레이오프까지 사흘간의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된 것도 적잖은 수확이다.
조이뉴스24 부산=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2@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