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13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이란 테헤란의 한국 축구대표팀 훈련장에는 따사로운 기운이 감쌌다. 전날 약하게 비가 내린 뒤라 기온은 약간 떨어졌고 한국의 초가을 날씨가 옮겨 온 듯 살랑살랑 바람까지 불었다.
대표팀이 현지에서 첫 훈련에 나선 지난 9일 이후 초가을 날씨는 계속되고 있다. 다만, 테헤란이 평균 해발 1천200m 고지에 자리 잡은 도시다 보니 모래 바람이 빠지지 않으면서 공기가 무척 건조한 편이다.
지난 2009년 2월 1-1로 비겼던 테헤란 원정 때만 해도 낮은 기온에 눈까지 내리는 환경으로 그라운드 상태가 좋지 않아 한국대표팀은 힘들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번에는 건조함이 대표팀을 압박하고 있다.
현지 도착 닷새째에 접어들면서 감을 잡아가고 있는 대표팀은 시차와 고지대에는 문제없이 적응했다. 체력 훈련과 전술 훈련에 집중하면서 고지대에 맞춘 몸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또, 테헤란 원정 경험자들이 빠른 적응 방법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변수는 건조함이다. 특히 모래바람이 불면서 피부로 느끼는 건조함은 상당하다. 최강희 감독은 "시차나 고지대에는 모두 적응했다. 물론 고지대는 일주일 만에 적응되지는 않는다. 집중력을 가지고 뛰면 된다. 다만, 건조함이 계속되면서 기관지에 문제가 생길까 노심초사 중이다"라며 선수들의 건강 상태에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특히 경기를 치르는 아자디 스타디움은 시 외곽으로 나가는 길목에 위치해 있다. 인근 모래 평지와 해발 5천m 다르반드산에서 내려오는 산바람이 만나는 교차점이라 대표팀을 더 곤란하게 만들 수 있다.
현역 시절 테헤란 원정을 경험했던 대한축구협회 황보관 기술교육국장도 "중동 원정 중에는 테헤란이 최악이다. 정말 어려운 곳이다. 시차, 고지대보다 건조함이 너무 강한 곳이라 애를 먹었던 기억이 난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실제 훈련 중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모래들이 공기 중으로 쉼 없이 날아다녔다. 금세 코 안이 건조해지면서 답답한 증세가 나타날 정도였다. 가만히 서있는 사람들도 답답함을 견디지 못하고 코를 풀며 넘길 정도이니 계속 뛰어야 하는 선수들의 호흡은 더 거칠어질 수밖에 없다.
대표팀은 훈련 때를 제외하면 숙소 밖으로 나서지 않는다. 호흡기 이상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이청용은 "선수들이 몸 관리에 있어 다른 원정보다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좋은 경기로 보답하도록 노력하겠다"라며 국가대표의 사명감으로 난관을 극복하겠다고 전했다.
조이뉴스24 테헤란(이란)=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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