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오늘 컨셉은 침착" 제대로 통한 손아섭

[한상숙기자] "차분하게 해야죠." 롯데 손아섭이 경기 전 약속대로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MVP에 버금가는 활약이었다.

손아섭은 1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SK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1회 선제점을 뽑아내는 적시타를 터뜨렸고 팀 두 번째 득점을 올리는 등 공격에서 만점 활약을 펼쳤다. 또 수비에서도 눈부신 선방을 펼쳐 팀 승리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근성의 사나이' 손아섭은 이날 경기 전 자신의 급한 성격을 돌아보며 3차전을 준비했다. 2차전에서 SK 포수 조인성과의 실랑이를 예로 들었다.

1-4로 뒤지다 한꺼번에 3점을 올려 4-4 동점을 만든 7회초. 손아섭은 바뀐 투수 박희수와 맞서 4구 만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여기서 박희수의 3구째 공이 문제가 됐다. 바운드 된 공에 손아섭은 파울을 주장했고, 조인성은 헛스윙 삼진이라고 반박한 것.

손아섭은 결국 파울을 인정받아 다시 타석에 섰고, 곧바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덕아웃을 향해 돌아선 손아섭은 소리를 지르며 화를 참지 못했다. 이날 손아섭의 성적은 6타수 1안타.

손아섭은 2차전을 떠올리며 "당시 아쉬움을 어필한 것이다. 그만큼 이기고 싶은 마음이 컸다. 팀이 동점으로 따라붙은 후라 더 흥분했던 것 같다"고 나름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성격이 다혈질이다. 오늘은 차분하게 임하겠다"며 "오늘의 컨셉은 침착이다"는 말을 남기고 덕아웃으로 향했다.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손아섭은 1회말 무사 1, 3루 첫 타석에서 SK 선발 송은범의 144㎞ 직구를 노려쳐 우전 적시타를 날렸다. 팀의 첫 득점이었다.

이어 홍성흔의 땅볼 때 2루에 간 손아섭은 전준우의 좌전 적시타 때 홈으로 들어와 2-0 리드를 이끌었다. 손아섭의 올 시즌 송은범 상대 성적은 타율 3할7푼5리(8타수 3안타)로 강했다.

손아섭은 3-0으로 앞선 5회에도 안타를 추가했다. 1사 후 바뀐 투수 박정배를 공략해 우중간 펜스를 때리는 큼지막한 2루타를 때렸다. 홈런이 아닌 것을 안타까워할 만큼 타격감이 좋았다.

타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손아섭의 존재감은 빛났다. 3-0으로 앞선 4회초 수비에서 SK 선두타자 최정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해 무사 1루를 만들었다. 이어 이호준의 장타가 우익수 쪽으로 날아왔다. 손아섭은 펜스까지 날아간 타구를 점프하며 잡아내는 호수비로 상대 공격 흐름을 끊었다.

롯데는 6회 문규현의 적시 2루타를 더해 4-1로 이겼다. 1차전 패배 후 연승을 달리며 SK의 기세를 꺾었다. 손아섭의 만점 활약이 더해진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