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이승엽 치고, 강명구 달리고, 오승환 던지고.
삼성 라이온즈가 이승엽의 대포 한 방과 강명구의 발, 그리고 철벽 마운드를 앞세워 SK 와이번스를 꺾고 한국시리즈 서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삼성은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SK와 1차전에서 3-1로 이겼다. 공수의 조화가 일궈낸 깔끔한 승리였다.
삼성은 0-0이던 1회말 1사 후 정형식이 SK 선발 윤희상으로부터 볼넷을 얻어 출루한 뒤 타석에 나온 이승엽이 1볼 1스트라이크에서 3구째를 밀어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홈런을 쏴 리드를 잡았다. 기선 제압에 성공하는 순간이었다.
SK는 삼성 선발 윤성환의 구위에 눌려 좀처럼 득점 기회를 잡지 못하다가 4회초 반격에 나섰다. 선두타자 정근우가 볼넷 출루한 뒤 도루에 이어 상대 포수 이지영의 송구 실책으로 3루까지 진루했다. 박재상과 최정이 각각 좌익수 뜬공과 1루수 뜬공으로 물러나 투아웃이 됐지만 이호준이 중견수와 우익수 사이에 떨어지는 적시 안타를 쳐 정근우가 홈을 밟으며 2-1을 만들었다.
이후 양 팀 투수들의 호투가 거듭되며 팽팽하던 흐름은 삼성이 7회말 도망가는 귀중한 점수를 뽑아내면서 승부가 완전히 기울었다. 선두타자로 나선 이지영이 윤희상에게 안타를 뽑아내 출루했고 삼성 벤치는 발 빠른 강명구를 대주자로 내세웠다.
강명구는 김상수의 희생번트로 2루에 진루했다. 이어 타석에 나온 배영섭이 윤희상이 던진 4구째를 받아쳤는데 2루수 베이스쪽 내야안타가 됐다. 중견수 쪽으로 빠지는 타구를 SK 2루수 정근우가 끝까지 쫓아가 잡아냈다. 이 때 강명구는 타구가 외야로 빠져나가는 줄 알고 3루를 돌아 오버런했다.
하지만 이 순간적인 주루 미스가 삼성에는 오히려 행운의 득점으로 연결됐다. 강명구는 정근우가 3루로 송구하는 사이 그대로 홈으로 내달렸고, 3루수 최정을 거쳐 홈 송구된 공보다 빨리 홈플레이트를 터치했다.
삼성은 선발 윤성환에 이어 심창민, 안지만, 권혁 등 중간계투를 제 때 마운드에 올리며 SK 타선을 막았다. 철벽 마무리 오승환은 8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9회초 SK의 마지막 공격까지 완벽하게 틀어막고 팀 승리를 지켜냈다.
승리투수가 된 윤성환은 5.1이닝 동안 73구를 던지면서 4피안타 1볼넷 1실점(무자책점) 2삼진으로 호투했다. SK 윤희상도 8이닝을 완투하면서 108구를 던져 5피안타(1홈런) 3실점(3자책점) 6삼진으로 잘 던졌으나 타선 도움을 받지 못해 패전투수가 됐다.
한편 두 팀의 2차전은 25일 오후 6시부터 대구구장에서 열린다. 삼성은 장원삼이, SK는 마리오 산티아고가 각각 선발투수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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