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1위 FC서울을 맹추격하던 전북 현대는 21일 울산 현대와의 K리그 41라운드가 3-3 무승부로 종료된 뒤 모든 가능성을 내려놓았다. 구단 프런트는 한 시간 늦게 시작된 FC서울-제주 유나이티드전 진행 상황을 살피며 혹시나 하는 마음을 가졌지만, 서울이 1-0 승리를 거두자 쿨하게 서울의 우승을 축하했다.
전북의 올 시즌은 그야말로 악전고투의 연속이었다. 시점은 올 시즌 준비에 돌입하던 지난해 12월 말 최강희 감독이 국가대표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기면서부터다. 새 인물 영입 여유조차 없던 시점이었다.
'닥공'의 틀을 짠 이흥실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아 전북 선수단을 이끌었지만 정상 궤도에 올려놓기까지는 어려움이 많았다. 덜 익은 상태로 시즌이 돌아왔고 3월 7일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에서 악몽이 시작됐다.
광저우의 비신사적인 플레이에 주장인 중앙 수비수 조성환과 임유환이 각각 꼬리뼈와 코뼈 골절 부상으로 이탈했다. 뒤이어 이강진, 심우연 등 모든 수비진이 돌아가며 부상에 시달렸다. 시즌 막판에는 김상식, 박원재, 서상민, 김동찬, 드로겟, 마철준이 부상 대열에 합류했다.
수비의 핵이자 공격의 출발점인 조성환의 부재 공백은 너무나 컸다. 꼬리뼈 골절로 최선의 공격이 최선의 수비인 '닥공'을 제대로 구사하기에는 너무나 힘들었다. 공격의 최일선에 위치한 이동국은 A대표팀 발탈과 탈락, 재발탁 등 각종 논란에 휩싸여 심리적인 롤러코스터를 타며 시즌을 보냈다.
이흥실 감독대행은 "조성환의 경우 회복이 다 됐다고 생각했는데 정밀 검사를 해보니 피가 고여 있더라. 무리해서 출전시켰다가 부상이 더 커질 수 있어 완벽한 재활을 위해 시즌 종료시까지 내보내지 않을 생각이다. 박원재, 서상민은 시즌이 끝나면 다 낫는다"라며 없는 자원으로 남은 경기를 버티겠다고 전했다.
그래도 전북이 부상자 속출 속 리그 2위를 지키고 있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전북은 승점 78점으로 남은 세 경기에서 1승만 거두면 3위 포항 스틸러스, 4위 수원 삼성(이상 70점)의 결과에 관계없이 2위가 확정된다.
전북은 2008년 6위를 시작으로 2009년 통합우승, 2010년 3위, 2011년 통합우승 등 꾸준한 성적을 거뒀다. 특히 2009년 이후에는 한 번도 3위 밖으로 벗어나지 않았다. 경쟁팀 서울, 수원, 울산, 포항 등이 모두 한 번 이상 3위 밖으로 이탈했지만 전북은 일관된 성적을 거두며 '신흥강호'로서의 입지를 구축했다.
전북 관계자는 "주변에서 우승을 놓친 것보다 2위에 대한 아쉬움을 많이 표현한다. 그만큼 전북에 대한 기대치가 많이 높아진 것 같다. 지난 4시즌 동안 3위 밖으로 밀려나지 않은 것도 대단한데 말이다"라며 놀라우면서도 고민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북의 최종 목표는 1위 서울(90점)과의 승점차 좁히기다. 서울은 2003년 성남이 44경기에서 기록한 승점 91점을 뛰어넘을 태세다. 당시 2위 울산(73점)과는 무려 18점 차이였다. 기록으로 남는다는 점에서 전북은 최대한 추격해 2위다운 2위를 하겠다는 목표다.
조이뉴스24 전주=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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