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돌아온 '무릎팍도사'는 건재했다.
1년 만에 복귀한 강호동은 날카로웠고, 전매특허인 '밀당' 솜씨도 여전했다. 유머가 없는 것이 고민이라던 정우성은 재치 넘쳤고 또 진솔했다. 1년 공백에도 불구하고 '무릎팍도사'는 여전히 '무릎팍도사'였다.
'무릎팍도사'가 지난 29일 게스트 정우성 편으로 '재개업'을 시작하면서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1년새 토크쇼 환경은 변했다. '무릎팍도사'의 독주가 펼쳐졌던 지난해와는 달랐다. 유세윤도 "잠정 폐지된 1년 동안 손님들 다 빼앗겼다. 장구 치고 텐트 치고 난리가 났다"고 콕 집었다. SBS '힐링캠프'와 KBS2 '승승장구' '이야기쇼 두드림' 등 토크쇼가 넘쳐났고, 자리를 잡았다.
그래서일까. '무릎팍도사'의 부활에 불안한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첫방송 된 '무릎팍도사'는 확고한 색깔이 있었다. 착한 토크쇼를 표방하는 여타 프로그램들과 달리 '무릎팍도사'는 날카롭게 찌르기도 하고, 밀당도 한다. 어쩌면 게스트에게는 여타 토크쇼보다 혹독한 프로그램일 수 있다. 그러나 게스트들을 어루만지며 진정성을 이끌어내는 것도 '무릎팍도사'의 힘이다. 강호동과 정우성은 이를 증명했다.
유세윤과 콩트로 프로그램을 연 강호동은 다소 긴장돼 보였다. 그러나 지난 5년 동안 '무릎팍도사'를 이끌었던 강호동은 에너지가 넘쳤고, 건재했다.
강호동을 필두로 '무릎팍도사'의 선공이 시작됐다.
유세윤은 정우성을 "국민 순정남, 파리의 연인"으로, 광희는 "잘생긴 윤종신, 3초 윤종신"이라고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친절하지 않은' 게스트 소개다. 강호동은 "시작부터 세다"면서도 "파리는 정우성에게 어떤 의미냐. 1번 빵집. 2번 모기친구. 3번 추억"이라고 질문을 던졌고 정우성은 "이럴려고 나를 불렀냐"고 대꾸해 웃음을 자아냈다.
정우성의 고민은 두가지, 유머와 화면발이었다. "화면발 잘 받고 싶다"는 정우성의 망언을 광희는 "보톡스를 맞았으면 좋겠다. 나잇살을 드신 것 같다"고 맹공을 펼쳤다.
화기애애한 웃음으로 출연진과 정우성은 편안해졌다. 그리고 정우성은 이내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놨다. 웃음이 있었고, 진솔함이 있었다.
판자촌을 전전했던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털어놨고, 길이 보이지 않아 고교 자퇴를 했다고 했다. 이후 모델과 옷가게 아르바이트를 하던 와중 호스트바 제의를 받았던 충격 고백도 했다. 방송사 오디션에서 번번히 탈락한 이유는 학력 미달 때문인 것 같다고도 털어놨다.
그런가 하면 장동건과 고소영의 결혼식을 언급하며 "소영아 연락해"라는 기습 펀치로 강호동을 초토화 시켰다.
정우성은 애써 자신을 포장하지 않았다. '다른 곳에서 한 번도 이야기 한 적 없었던' 이야기들을 술술 풀어냈고, 강호동조차 그의 고백에 놀란 눈치다.
화제를 모았던 이지아의 이야기는 2부로 넘어갔다. '그분'으로 물으며 이지아를 언급하는 강호동의 질문에 정우성이 담담하게 털어놓는 장면이 예고 됐을 뿐이다.
시청자들은 돌아온 '무릎팍도사'에 환호했다. 잘생긴 배우인 줄로만 알았던 정우성이 깨알 같은 유머도 있었고, 진솔하기까지 했다. 강호동은 여전히 게스트와 착착 맞는 호흡을 보여줬다.
'무릎팍도사'의 건재는 시청률에서도 증명됐다. '무릎팍도사'는 9.3%의 전국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12일 '무릎팍도사' 굿바이 특집 시청률보다 각각 2.6%포인트 낮은 수치. 하지만 이날 동시간대 방송된 KBS2 '해피투게더3'(7.2%)와 SBS '자기야'(6.6%)를 잡고 목요일 예능프로그램 1위를 차지했다.
특히 MBC가 모처럼 목요일 1위 자리를 탈환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그간 이 시간대에 '주병진 토크콘서트'와 '주얼리하우스' '정글러브' 등이 편성됐지만 모두 한자리 시청률로 고전하며 폐지됐다. KBS2 '해피투게더'와 SBS '자기야' 등이 고정 시청자층을 확보하면서 시청자들을 뺏어오기가 쉽지 않았지만 '무릎팍도사'는 역시 MBC의 효자 프로그램이었다.
정우성 편은 2주에 걸쳐 방송된다. 강호동은 어떻게 '그분' 이지아의 이야기를 이끌어냈을지, 정우성은 또 어떤 고백을 할지 기대가 된다. 물론 앞으로 '무릎팍도사'에 또 어떤 게스트들이 초대될 지 궁금해지는 것도 당연하다. '무릎팍도사'는 기대감을 쏴며 화려하게 돌아왔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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