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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보이코트…'브레이크 없는' 선수협, 10구단 해법 맞나


[김형태기자] 또 보이코트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는 10구단 창단과 관련한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진의 뚜렷한 움직임이 없을 경우 골든글러브 시상식 등 주요 일정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박충식 선수협 사무총장은 "10구단 창단을 향한 선수들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이코트의 이유를 설명했다.

10구단 창단을 압박하겠다는 의도이겠지만 선수협이 너무 성급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적지 않다. 그렇지 않아도 일부 구단들의 보이지 않는 반대에 KBO가 노심초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극단적인 선택으로만 일관하는 것이 오히려 일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KBO의 한 관계자는 "10구단 창단 필요성에 관해서는 KBO와 선수협의 뜻이 다르지 않다. 적어도 이 안건에 대해서는 의견이 일치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최후의 수단'을 동원하면 KBO도 여러모로 협상의 동력이 상실될 수 있다"고 했다.

KBO는 현재 시간의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정규시즌이 끝난 뒤 10구단 창단을 재추진한다고 한 만큼 이번 겨울에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 더구나 10구단 창단 후보지 중 하나인 수원시는 경기도 및 통신 기업 KT와 손잡고 대대적인 '세과시'를 하며 10구단 조기 승인을 압박했다.

10구단 관련 업무에만 매달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예정된 공식 행사가 즐비하다. 다음 시즌 준비는 물론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관련 대표팀 구성 및 훈련 일정도 짜야 한다. 특히 11일 열리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한 해를 마감하는 야구인 및 팬들의 가장 큰 축제다. 이런 상황에서 선수협의 '보이코트' 선언은 앞서 나가도 너무 나갔다는 지적이다. 10구단 창단안과 관련해선 '업무 파트너'일 수 있는 KBO를 선수협이 압박한다고 해서 서로가 좋을 게 없다는 것이다. 적어도 숨쉴 여유는 줘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선수협의 강경 투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특히 지난 겨울 들어선 새 집행부는 '선명성'을 앞세워 10구단 문제 등 현안들에 대해 '강경노선' 색채를 강하게 띠고 있다. 이들은 10구단 창단안이 표류되자 지난 7월 올스타전을 앞두고도 '전면 보이코트'를 선언했다. 그러나 여론이 생각만큼 호응하지 않고, 사상 첫 올스타전 무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스스로 보이코트 결정을 철회하기도 했다. 반 년도 안 돼서 같은 사안으로 주요 행사 보이코트를 2차례나 선언한 것이다.

이를 두고 선수협의 '전략 부재'를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장기적인 계획은 둘째 치고, 주요 사안에 대한 세심하고 면밀한 전략 대신 그 때 그 때 즉흥적으로 움직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투쟁의 마지막 수단이 되어야 할 '실력 행사'를 처음부터 들고 나올 경우 스스로 퇴로를 막아버리는 자충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야구 관계자는 "10구단 창단을 위해 이사회 회원들을 설득하고, 분위기를 조성하는 주체는 결국 KBO다. 몇몇 구단의 반대가 극심한 상황에서 KBO가 취할 수 있는 행동의 폭은 넓지 않다"며 "조용히 물밑에서 최대한 많은 구단을 회유하고 설득해야 할 시기에 선수협이 극단적인 선택으로만 일관할 경우 KBO가 할 수 있는 일이 마땅치 않다. 지금 선수협의 행동은 결과적으로 10구단 반대파만 이롭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1일 골든글러브 시상식까지는 8일밖에 남지 않았다. 현실적으로 이 기간 안에 10구단 창단과 관련한 진전 있는 움직임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만약 골든글러브가 파행으로 치닫는다면 그 책임소재를 둘러싸고 극심하고 소모적인 논란이 불가피하다. 정작 메인 안건인 10구단 창단 건은 제쳐두고 서로가 서로를 비난하는 볼썽 사나운 모습만 나타날 수도 있다. 야구계 전체의 현명한 대응 자세가 필요한 때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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