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2년 연속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우승. 정상에 올라 있는 삼성 라이온즈에게도 약점이란 게 있을까. 최근 매 시즌 개막을 앞두고 타 구단 감독들이 꼽는 우승후보 1순위답게 삼성은 뚜렷한 약점이 보이지 않는다. 투수진은 리그 최강이고, 타격도 수준급이다. 백업 멤버들도 탄탄하다. 질과 양에서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찬찬히 뜯어보면 2% 부족한 점이 눈에 띈다. 행복한 투정일 수도 있지만 아무리 완벽한 팀이라도 모자란 부분은 있기 마련이다. 확실한 에이스가 없다는 점, 특정 구단에 유독 약한 점이 그것이다.
삼성 선발진은 안정감이 자랑이다. 꾸준히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해줄 선수가 즐비하다. 올해 다승왕 장원삼을 비롯해 윤성환, 배영수, 탈보트로 구성된 선발진은 확실히 수준급이다. 안지만-권혁-오승환 등으로 구성된 불펜이 '철벽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마운드만큼은 완벽에 가까운 선수단 구성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경기를 압도할 확실한 에이스가 눈에 띄지 않는 점은 아쉬움으로 꼽힌다.
특히 큰 경기에서 혼자 경기를 지배할 수 있는 '절대 에이스'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때로는 불펜에 과도한 부담이 집중되는 모습도 드물지 않게 목격된다. 확실한 에이스 한 명 정도만 있었더라면 올해 한국시리즈를 훨씬 수월하게 끝낼 수 있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특정 구단에 유독 약한 점도 고민거리다. 삼성은 올 시즌 한화, LG, 넥센, KIA, 롯데를 상대로는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이들 5개 구단을 상대로 +35승을 했다. 그러나 정규시즌 2, 3위 팀들인 SK와 두산을 상대로는 오히려 열세를 나타냈다. SK에 9승10패로 뒤진 삼성은 두산을 상대로는 7승12패에 그쳤다. '강팀에 약하고 약팀에 강하다'는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는 셈이다.
특정 구단에 약한 점은 단기전인 포스트시즌에선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SK와 맞붙은 한국시리즈에선 홈에서 2승한 뒤 적지에서 2연패해 가슴 철렁한 순간도 맞았다. 저력을 발휘해 6차전에서 우승을 확정했지만 자칫하면 시리즈를 날릴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선발진이 강력하고, 상대 전적서 유독 강했던 두산이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점도 삼성의 한국시리즈 2연패에 보이지 않은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특정 구단에 약한 점도 따지고 보면 확실한 에이스 부재와 맞물려 있는 셈이다. 선발 싸움에서 뒤질 경우 불펜이 아무리 철통처럼 틀어막아도 경기를 이기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단점 없는 야구팀은 없다. 더구나 요새 삼성은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왕조'를 구축하고 있다. 다소 부족한 모습이 보이지만 큰 흠은 아니다. 내년에도 삼성은 여전히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어쩌면 가장 큰 경계 대상은 외형적인 전력이 아닌, 보이지 않는 자만심인지도 모른다. 예상과 달리 예선 탈락의 수모를 당한 지난 아시아시리즈가 좋은 예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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