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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상 전 감독 "러시앤캐시 첫승, 자신감 찾는 계기 되길"


[류한준기자] 박희상 전 드림식스 감독은 배구공 대신 마이크를 손에 잡았다. 팀 지휘봉을 내려놓은 그는 MBC 스포츠플러스 배구해설위원으로 코트로 돌아왔다. 그는 2012-13 NH농협 V리그를 김상우 남자청소년배구대표팀 감독과 함께 나눠 중계하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같은 곳에서 해설위원으로 활동한 김호철 감독이 러시앤캐시 드림식스 사령탑으로 갔다. 어찌보면 두 사람이 서로 자연스레 위치가 바뀐 셈이다. 그러나 박 전 감독은 지난 여름 심한 마음고생을 했다. 선수들과 갈등한 팀내 문제가 바깥으로 불거지는 바람에 힘든 시기를 보냈다.

결국 팀을 떠난 그는 해설위원 제의를 받고 고민을 했다. 주변의 시선과 팬들의 비난이 신경 쓰였기 때문이다. 고심 끝에 박 전 감독은 마이크를 잡게 됐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자신이 해설을 맡은 첫 번째 중계가 친정팀 드림식스와 대한항공의 지난 11월 4일 경기였다.

그는 "솔직하게 부담은 조금 됐다"고 돌아봤다. 보통 해설위원들은 취재기자들과 비슷하게 경기 전 양 팀 벤치로 가 감독과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선수들과도 잠깐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중계방송을 앞둔 사전 준비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박 전 감독은 이날 두 팀의 경기가 열린 인천 도원체육관 코트에 내려가지 않았다. 그는 "아직까지는 쉽게 발걸음을 땔 수 없었다"며 "내가 얼굴을 보이는 게 선수들한테 도움될 일도 아니고 좀 그렇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러워했다.

박 전 감독은 "선수들이 지난 여름 제기했던 문제는 결국 다 내 책임이고 잘못"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다른 팀들과 달리 드림식스가 모기업이 없었던 상황이었고 그래서 그런 부분이 더 드러났던 것 같다"고 했다.

네이밍스폰서를 구한 드림식스는 오프시즌에서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털고 2012-13시즌에 참가했다. 그런데 시즌 개막 후 8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경기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다 8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KEPCO전에서 드디어 연패를 끊는 첫승을 거뒀고 순위도 5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이날 드림식스가 올 시즌 첫승을 거두는 현장에도 공교롭게도 박 전 감독이 있었다. TV 생중계가 잡혀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도 박 전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코트에 직접 내려가지는 않았다.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박 전 감독은 "그 때 일로 나도 많이 배웠고 느낀 점도 많다"며 "선수들을 더 다독였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박 전 감독은 "선수들이 오늘 승리로 자신감을 회복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앞으로도 승패를 떠나 자신있는 플레이를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경험이 많고 뛰어난 감독이 팀에 왔기 때문에 선수들도 더 힘을 내기 바란다. 연패를 끊고 1승을 거뒀는데 앞으로 라운드를 치르면서 더 많은 승리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방송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 전 감독은 이제 더이상 드림식스의 구성원은 아니다. 하지만 전신인 우리캐피탈 시절부터 코치와 감독으로 4시즌을 함께 보낸 팀에 대한 걱정은 여전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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