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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김사율 "이제 다시 시작이다"


[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 투수 김사율은 올 시즌에도 팀의 뒷문을 든든히 책임졌다.

김사율이 본격적으로 롯데 마무리투수로 활약한 것은 지난 시즌부터다. 그러나 지난 시즌 출발은 그렇지 않았다. 그는 2011년 개막 당시 중간계투로 시즌을 시작했다. 당시 시범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였던 외국인선수 브라이언 코리는 막상 시즌이 개막되자 선발로서 제 역할을 못했다. 그러면서 롯데 마운드는 연쇄적으로 자리 이동이 일어났다.

당시 팀을 맡고 있던 양승호 전 감독은 코리를 마무리로 돌렸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그래서 대신 고원준을 그 자리에 써봤지만 역시 결과는 썩 좋은 편이 아니었다.

양 전 감독은 마운드의 허리를 맡고 있던 김사율을 마무리로 돌리는 카드를 꺼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김사율은 시즌 도중 마무리를 맡았지만 20세이브(5승 3패)를 올리면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였다. 그리고 올해에도 뒷문을 지킨 김사율은 팀 역대 한 시즌 최다인 34세이브(2승 3패)를 기록했다. 즉 김사율만한 마무리투수가 이전 롯데에는 없었다는 뜻이다.

▲34세이브는 잊겠다

김사율은 스스로도 "다른 구단의 마무리 투수와 견줘 위력적인 구질이 없다"고 말한다. 보통 마무리 투수라면 강속구를 겸비하고 있다. 그는 "김성배, 최대성, 이명우, 강영식 등 중간계투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34세이브를 올리지 못했다. 특히 부상에서 회복해 뒤늦게 합류했지만 정대현 형의 도움도 컸다"고 동료 불펜투수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사율은 블론 세이브를 한다고 해서 오래 마음에 두는 편은 아니다. 어차피 승패가 갈렸고 후회를 해봤자 되돌릴 수 없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 시즌 두 경기는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지난 6월 14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전에서 김사율은 팀이 7-6으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워낙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팀 승리를 지키고 세이브를 추가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런데 김사율은 두산 양의지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했고 롯데는 7-8로 역전패했다. 김사율은 "양의지 같은 유형의 타자가 제일 까다롭다"고 했다.

투수는 마운드에서 타자와 기싸움을 한다. 타자도 마찬가지. 타석에 선 눈빛이나 배트를 들고 있는 자세에서도 어떤 공을 노리고 있는지 어느 정도는 감을 잡는다. 김사율은 "그런데 양의지는 도저히 파악이 안되더라"면서 "장타를 허용하지 않기 위해 바깥쪽으로 공을 빼려고 했는데 그걸 쳐서 넘겼다"고 돌아봤다.

그리고 정확히 3개월 뒤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원정경기에서도 김사율은 팀의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그는 "그 경기에서 결국 비긴 뒤 팀이 연패에 빠졌다"면서 "한창 순위경쟁을 할 시기에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해 그 부분은 마음에 걸린다"고 말했다.

김사율은 내년 시즌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진 않았다. 그는 "두 시즌 동안 올린 세이브 숫자는 잊어버리고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팀이 필요로 하는 선수가 되자

김사율은 다음 시즌을 앞두고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치며 정대현과 함께 마무리 자리를 놓고 경쟁을 해야 한다.

김사율은 "(정)대현이 형하고 나는 통산 성적이나 구위 등을 놓고 보면 경쟁이 안된다"며 "대현이 형은 한국을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 중 한 명이 아니냐. 중간에서도 자기 역할을 잘 해주고 있고. 그래서 내가 만약 내년에도 마무리로 나온다고 해도 '몇 세이브를 하겠다'고 그렇게 얘기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만약 마무리 보직이 자신에게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은 잊지 않았다. 김사율은 "어떤 자리에 있든 '팀이 필요로 하는 투수가 되자'는 생각을 한다. 그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사율은 오프시즌 들어 일본 돗토리 재활훈련과 선수단 납회식을 다녀온 뒤 휴식을 취했다. 그러다 지난 17일부터 다시 캐치볼을 시작했다. 그는 "길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짧지 않은 휴식기였는데 이제부터 몸을 만들어놔야 한다"고 했다.

김사율은 다른 투수들처럼 예년에 비해 몸을 일찍 만들고 있다. 그는 "시즌 일정 자체가 좀 더 당겨졌다"며 "자율훈련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또한 김사율은 납회식에서 주장 자리를 선배 조성환에게 다시 넘겼다. 김사율은 "시즌 내내 책임감으로 버텼다"고 웃었다. 투수라는 포지션 때문에 동료 선수들을 더 많이 챙겨주지 못한 부분은 마음 한 구석에 아쉬움으로 남았다.

김사율은 "(조)성환이 형이 주장 경험도 있기 때문에 더 잘 선수단 분위기를 이끌고 갈 거라고 믿는다"고 했다.

김사율은 본격적인 훈련은 아직 시작하지 않았지만 한 가지 다짐은 했다. 그는 "내년 시즌에는 결정구를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물론 새로운 구종을 장착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는 "예를 들어 투 스트라이크 이후 타자가 치기 힘든 공을 잘 던지지 못했다. 타자의 노림수를 역으로 이용하는 투구를 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그 부분만큼은 바꿔보고 싶고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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