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계사년 뱀의 해가 밝았다. 2012~2013 시즌을 보내고 있는 프로농구에도 자신의 해를 맞아 맹활약을 예고하고 있는 뱀띠 스타들이 여럿 있다.
뱀띠 스타들은 12살의 나이 차를 두고 1989년생 신인들과 1977년생 베테랑들,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반환점에 가까워지고 있는 올 시즌 프로농구에서 누가 최고의 뱀띠 스타로 올라설 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될 수 있다.
◆최부경 vs 김시래…최고 신인 가리자
뱀띠 스타들이 한 가지 양보할 수 없는 대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바로 올 시즌 최고의 신인에게 주어지는 '신인왕' 대결이다. 올 시즌 프로농구 신인들 거의 대부분이 1989년생 뱀띠이기 때문이다.
올 시즌 신인왕 경쟁은 서울 SK의 최부경과 울산 모비스의 김시래 양강 구도로 흐르고 있다. 둘은 2012 신인드래프트에서 나란히 전체 1,2순위를 받았다. 최부경이 최대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1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던 모비스는 김시래를 지명했다. 가드 포지션의 선수가 필요했기 때문. 자연히 최부경은 전체 2순위로 SK 유니폼을 입었다.
지금까지의 활약을 놓고 보면 최부경이 한 발 앞서가고 있다. 최부경은 팀의 궂은 일을 도맡으면서도 경기당 평균 30분 동안 코트에 나서 8.8득점 6.4리바운드 1.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단독 선두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같은 서울 연고의 삼성 김동광 감독이 "SK가 잘나가는 이유는 최부경이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할 정도다.
김시래는 평균 22분 출전해 6.4득점 2.5리바운드 2.7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평균 출전시간에서 드러나듯 팀의 주전 포워드 자리를 꿰찬 최부경에 비해 아직은 주전 포인트가드 양동근의 백업 이미지가 강하다. 특히 수비에서는 프로에 아직 적응하지 못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이제 겨우 3라운드를 마쳤을 뿐이다.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았을 정도로 잠재력을 인정받은 김시래가 적응을 마친다면 둘의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SK가 선두, 모비스가 2위권을 달리고 있다는 점도 둘의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차바위-박병우-김명진, 알토란 신인 우리도 있다
최부경, 김시래 외에도 인천 전자랜드의 차바위, 서울 삼성의 박병우, 부산 KT의 김명진 등이 뱀띠 신인 중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차바위는 경기당 평균 21분 이상을 소화하며 5.2득점 2.1리바운드를 기록,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전자랜드의 상승세에 톱니바퀴가 되고 있다. 스몰포워드인 차바위는 문태종의 체력 부담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며 결정적인 3점슛으로 팀 승리에 공헌하곤 한다.
박병우 역시 가드진이 줄부상을 당한 삼성에서 쏠쏠하게 활약 중이다. 올 시즌 경기당 평균 기록은 5.4득점 1.8리바운드 1.8어시스트. 15분 정도의 평균 출전 시간을 감안한다면 나쁘지 않은 기록이다. KT의 포인트가드 김명진 역시 김현중의 뒤를 받치며 뱀띠 스타로서 이름을 알릴 준비를 마쳤다.
◆주희정-임재현, '1위-꼴찌' 팀 성적에 희비
신인들과 '띠동갑'인 1977년생 베테랑 뱀띠 스타들도 있다. 서울 SK의 주희정과 전주 KCC의 임재현이 그 주인공. 그러나 이 둘은 나이가 같다는 공통점과는 달리 천지차이의 소속팀 성적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먼저 주희정은 SK가 선두 자리를 독주하며 웃음꽃이 피었다. SK는 2일 현재 21승5패(승률 0.808)의 성적으로 고공행진 중이다. 비록 신인 김선형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고 출전 시간이 줄었지만, 주희정은 오랜 부진을 딛고 강팀의 면모를 갖춰나가고 있는 SK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내고 있다.
임재현은 고군분투하고 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하승진의 군입대, 추승균의 은퇴, 전태풍의 이적이 겹쳐 전력이 급격히 약화된 KCC를 거의 홀로 이끌다시피 하고 있는 것. KCC가 독보적인 최하위를 달리고 있어 베테랑 임재현의 마음도 편치 않다.
둘의 출전 시간을 비교하면 평균 29분 이상을 뛰는 임재현이 14분 정도를 소화하는 주희정에 비해 두 배 이상 많다. 임재현은 경기당 평균 9.3득점 3.7어시스트를, 주희정은 3.1득점 1.8어시스트를 각각 기록 중이다. 개인 기록면에서는 임재현이 월등히 앞선다.
하지만 이는 두 선수가 뛰고 있는 소속팀의 차이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지표다. KCC의 어려운 상황 속에 과도한 부담을 안고 있는 임재현. SK의 튼튼한 선수층을 등에 업고 최소한의 역할만으로 팀의 선두 독주에 힘을 보태는 주희정. 팀 성적에 따라 두 베테랑 뱀띠 스타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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