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프로농구 1위를 질주중인 서울 SK의 기세가 대단하다. 10연승을 이어가다 지난 11일 안양 KGC인삼공사에 패하며 잠시 주춤하는 듯 했지만 곧바로 16일 고양 오리온스를 72-60으로 이기며 기력을 회복한 모습이다.
SK는 각 포지션별로 백업 요원을 고루 갖추며 정상권 팀의 면모를 만들어가고 있다. 지난 시즌 맥없이 무너지며 기대 밖의 모습을 보여줬던 SK가 더 이상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노장과 신예들의 조화가 SK의 순항을 이끌고 있다. SK는 시즌 초반 포인트가드 김선형을 앞세워 경기를 풀어냈다. 패기 넘치는 김선형은 득점 루트가 봉쇄되면 직접 돌파로 득점에 성공하며 해결사 본능을 보여줬다.
그러나 상대에게 패턴이 읽히면서 어려운 경기를 펼치기도 했다. 투박하고 경험이 부족한 김선형의 단점을 동료들이 득점으로 보완하며 위기를 넘긴 것이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이 때문에 베테랑 주희정의 존재감은 시즌 중반으로 넘어가면서 더 커지고 있다. 주희정은 오리온스전에서 25분41초를 소화하며 7득점 4도움을 해냈다. 기록에서는 별다른 인상을 남겨주지 못했지만 그는 고비마다 오리온스의 턴오버를 유발하는 수비와 속공을 득점으로 연결해주는 패스로 공수의 조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임기응변도 좋았다. 호흡을 맞춰왔던 코트니 심스가 부상으로 빠지고 애런 헤인즈가 나섰지만 무리없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수많은 공격 패턴을 익힌 결과였다.
나이를 먹으면서 체력이 떨어진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주희정의 경험만큼은 무시할 수 없다. 올 시즌 평균 출전 시간은 15분으로 많지는 않지만 경기 흐름의 중심에는 늘 주희정이 있다.
문경은 감독도 주희정의 존재를 크게 여기며 우승을 자신했다. 문 감독은 "이전에는 6강에만 들어가도 된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4강 직행이 유력하다. 그래서 우승을 원한다"라며 "이제부터는 (주)희정이가 해줘야 한다. 포스트로 연결하는 패스도 좋다"라며 눈치 백단인 그의 경험이 우승으로 이끌 수 있다고 자신했다.
SK의 다양한 득점 루트도 결국은 주희정으로 인해 생기는 것이다. 주희정은 "어린 선수들이 내 주문을 잘 따라주는 편이다. 또, 한 사람이 막혀도 협력해서 다른 선수들이 잘 이겨낸다. 이것이 SK의 힘이다"라며 자신의 조율이 잘 통하고 있음을 전했다.
노장이지만 후배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다. 오리온스전에서 더블더블을 해낸 신인 최부경을 적극적으로 띄우며 "올해 최부경의 신인왕은 당연한 것 아니냐"라며 후배의 속마음을 대변했다. 대변인 역할까지 소화하는 주희정으로 인해 후배들도 선참의 생각을 잘 읽고 농구에만 집중하는 효과로 이어지는 것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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