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제9구단 NC 다이노스의 신축구장이 논란이다. NC의 연고지인 통합창원시가 9구단 유치 시 했던 약속을 이행하기 어려워진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보다 못한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연고지를 이전할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야구단 창단에는 두 가지 대전제가 필요하다. 구단을 운영할 기업, 그리고 경기를 치르고 팬을 끌어모을 기반이 될 연고지다. 프로야구 9번째 구단은 NC라는 기업과 창원시라는 연고지가 결합해 탄생했다. 두 가지 조건을 갖추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그러나 이후가 문제였다. 창원시가 약속한, 창단 승인일로부터 5년 이내에 신축구장을 건립하겠다는 것이 현재 상황에서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NC의 창단 승인은 2011년 3월 떨어졌다. 약속대로라면 2016년 3월까지 신축구장이 완공돼야 하지만 아직까지 부지조차 정하지 못한 실정이다.
이는 마산, 창원, 진해가 합쳐져 '통합창원시'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정치적 논리가 개입했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새로 지을 시 청사와 신축구장이 마산, 창원, 진해 중 한 곳으로 몰리면 안된다는 주장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시 청사가 창원에 들어서게 되면 야구장은 마산이나 진해로 가야 한다는 논리다.
약속 이행이 지지부진하자 KBO가 칼을 빼들었다. KBO는 지난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창원시의 약속 이행이 불가능하거나 선정된 부지가 프로야구 전체의 이익과 발전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연고지 이전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KBO는 아쉬울 것이 없다. 창원시가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경우 NC가 창단하면서 맡겨놓은 100억원의 예치금이 KBO에 귀속된다. 창원시 일부의 주장처럼 리모델링된 마산구장을 계속해서 홈 구장으로 사용하게 될 경우에도 NC는 100억원을 돌려받을 수 없다.
연고지의 대안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이미 10구단 창단 과정을 통해 야구단을 서로 유치하려는 최근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10구단 유치 경쟁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셨던 전북이 창원시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아직까지 전북 측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창원시와 KBO의 관계가 틀어질 경우 NC 끌어안기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반면 NC는 난처한 입장이다. 창원시와 한 배를 탄 입장에서 공개적으로 창원시의 약속 불이행을 비난하기도, 쏟아지는 비난의 화살을 막아내기도 어렵다. 그저 KBO와 창원시가 문제를 원만하게 풀어주기를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
한국 프로야구의 역사상 구단의 연고지가 바뀐 사례는 많지 않다. 충청·대전을 연고로 창단했던 OB(두산의 전신)가 1985년 서울로 옮긴 것, 인천에서 창단한 현대가 서울 입성을 시도한 것이 전부다. 그러나 OB와 현대는 구단의 필요에 의해서 연고지를 바꾼 경우다.
지금껏 KBO가 나서서 연고지 이전을 언급한 적은 한 차례도 없었다. NC와 창원시의 논란은 그만큼 흔치 않은 상황이다. 아쉬울 것 없는 KBO와 난처한 NC. 그 사이에는 무책임한 창원시가 자리하고 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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