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삼성화재 세터 유광우는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니다. 다른 선수들도 크고 작은 부상을 달고 코트에 나서지만 유광우는 발목 상태가 워낙 좋지 않다.
인창중고와 인하대를 거치는 동안 아마 최고의 세터로 꼽힌 유광우는 프로 입단 후 두 시즌을 허송세월했다. 최태웅(현재 현대캐피탈)이라는 걸출한 세터가 삼성화재에서 주전으로 뛰고 있던 당시 팀 사정도 있었지만 고질적인 발목 부상이 그를 괴롭혔다.
수술과 재수술 그리고 지루한 재활 과정에 유광우는 선수생활 은퇴까지 고려했다. 그러나 팀은 유광우를 기다렸다. 최태웅이 이적한 뒤인 2010-11시즌부터 유광우는 삼성화재 주전 세터 자리를 이어받았다.
그러나 발목 통증은 여전하다. 코트에 나가 뛰는 한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유광우는 매주 발목 치료를 받는다. 이젠 익숙한 일이다. 경기가 끝난 뒤 코트에서 나올 때 자기도 모르게 통증 때문에 얼굴을 찡그리기도 한다. 하지만 코트 위에서 경기를 하는 게 행복하다.
그런 유광우이기 때문에 신치용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항상 발목 상태를 주시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달 29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KEPCO와 경기 2세트 도중 유광우는 아찔한 순간을 맞았다.
블로킹을 하려고 점프를 한 뒤 착지하던 순간 상대선수의 발을 밟았다. 왼쪽 발목을 접지른 유광우는 코트에 쓰려졌고 한참을 일어나지 못했다.
다행히 이날 유광우는 응급처지를 끝내고 3세트부터 다시 코트로 들어갔다. 신치용 감독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유)광우가 쓰러졌을 때 가슴이 철렁했다"고 했다.
신 감독은 "광우는 원래 무리한 배구를 하지 않는 스타일"이라며 "그런데 이날 경기를 앞두고 약간 그런 느낌이 있었다. 힘을 앞세워 경기를 풀려고 하더라. 그래서 주의를 줬는데 결국 다친 셈"이라고 아쉬워했다.
유광우가 빠지게 되면 그 자리는 상무(국군체육부대)에서 전역한 뒤 소속팀에 복귀한 강민웅이 맡는다. 유광우는 지난 두 시즌 동안 거의 홀로 삼성화재 세터 자리를 지켰다. 그런 가운데 강민웅의 가세는 힘이 된다.
신 감독은 "(강)민웅이에게는 항상 준비를 시키고 있다"며 "광우가 잘 안풀릴 때가 있거나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민웅이가 당연히 그 자리에 들어가야 한다"고 얘기했다.
강민웅이 갖고 있는 장점은 또 있다. 신 감독은 "민웅이의 경우 라이트쪽 토스가 괜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박철우에게 올려주는 백토스나 C퀵이 잘 맞는다는 의미다.
신 감독은 "그래도 광우가 다시 코트에 나와서 뛰어 다행"이라며 "4라운드 마지막 상대인 LIG 손해보험전을 앞두고 전력 손실이 올 뻔했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유광우는 이 경기 후 병원 진단을 받은 결과 단순한 발목 염좌로 알려졌다. 부상 정도가 경미하기 때문에 휴식을 취하고 다친 부위에 치료를 받으면 된다. 유광우와 신 감독 그리고 삼성화재에게는 희소식인 셈이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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