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올 시즌 우익수에서 중견수로 포지션을 옮긴 추신수(31, 신시내티 레즈)가 새 포지션 적응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추신수는 13일(한국시간)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과거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중견수를 봤을 때는 내가 신인이었다. 긴장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지금은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게 편안하다. (중견수 적응이) 이전과는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추신수의 수비력에 대한 우려는 미국 언론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빅리그 경력의 거의 전부를 우익수로만 활약해온 추신수를 갑자기 중견수로 포지션을 옮기는 건 현명한 전략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추신수의 수비 범위가 중견수를 커버하기엔 다소 떨어진다는 우려가 밑바탕에 깔려 있다.
추신수도 포지션 변경이 쉽지 만은 않다고 인정했다. "나에겐 새 포지션이다. 사실 그리 편안한 건 아니다"고 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팀의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각오도 동시에 밝혔다. 추신수는 "신시내티는 나를 영입하기 위해 2명의 훌륭한 선수를 포기했다. 힘든 결정이었을 것이다. 이제 신시내티 선수가 됐으니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특별 수비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시내티가 추신수를 영입한 이유는 하나다. 약점인 1번 타선을 강화하기 위해 추신수를 끌어들였다. 추신수의 수비가 아주 뛰어나지는 않지만 다소 부족함이 있더라도 타격으로 얼마든지 만회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더스티 베이커 감독은 "공격력 향상을 위해 수비력 약화를 일정 부분 감수한 셈"이라며 "중견수 수비를 보려면 민첩하게 달릴 수 있는 다리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추신수라면 가능하다고 본다"고 낙관적으로 바라봤다.
그는 또 "한 가지는 확실하다. 이곳 애리조나에서 중견수를 볼 수 있다면 다른 지역 어디에서든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곳은 하늘이 높고 태양이 강렬하기 때문"이라며 "경기장도 정규시즌 홈구장보다 크다. 건조한 공기 때문에 처음부터 크게 만들 수밖에 없었다. 이런 곳에서 중견수를 본다는 건 큰 시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신시내티의 스프링캠프 홈구장인 굿이어볼파크는 정규시즌 홈인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보다 외야가 광활하고, 장타가 많이 나온다. 따라서 이런 환경에서 중견수 수비 훈련을 제대로 한다면 정규시즌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추신수의 합류에 가장 기뻐하는 인물 중 하나가 선발투수 브론손 아로요다. 추신수는 클리블랜드 시절 아로요만 만나면 펄펄 날았다. 통산 상대 타율 5할7푼1리(14타수 8안타) 4홈런 7타점으로 크게 강했다.
아로요는 "추신수를 만나서 '네 덕분에 내 평균자책점이 0.5는 낮아질 것'이라고 했다. 이제 스프링트레이닝에서 더 이상 그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추신수가 우리팀 선수로 타격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참을 수 없을 정도"라고 했다.
그는 또 "내가 기억하기로 추신수는 매우 영리한 선수다. 스윙 각도가 매우 좋다"며 "물론 (추신수의 대가로 트레이드된) 드루 스텁스 만큼 수비가 뛰어나지는 않지만 그가 기록할 3할 근처의 타율과 장타력을 감안하면 실보다 득이 훨씬 많다"고 덧붙였다.
신시내티의 전 선수단 소집일은 오는 16일이다. 하지만 굿이어에 집이 있는 추신수는 이미 타격과 수비 훈련을 시작했다. 올 시즌 737만 5천달러에 계약한 추신수는 올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인생 최고의 계약을 앞둔 그가 남다른 각오로 힘차게 새 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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