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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커' 첫 공개, 삼박자 갖춘 박찬욱표 스릴러의 탄생


[권혜림기자] 박찬욱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 '스토커'가 국내 첫 공개됐다. 베일을 벗은 영화는 유려한 연출과 흥미로운 서사, 적재적소의 캐스팅이 빛을 발한 수작이었다.

19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박찬욱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 '스토커(Stoker)'가 언론·배급 시사를 통해 공개됐다. '스토커'는 18살 생일, 아버지를 잃은 소녀 앞에 존재조차 몰랐던 삼촌이 찾아오고 소녀 주변의 사람들이 사라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복수는 나의 것'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등으로 남다른 연출력을 인정받아 온 박찬욱 감독은 '스토커'를 통해서도 유려한 연출력, 인물들의 감정선을 다루는 섬세한 기교를 뽐냈다. 영화는 감독 특유의 섬세한 연출력과 흥미로운 서사, 적절한 캐스팅이 어우러져 한 편의 매혹적인 스릴러로 완성됐다.

미아 바시코브스카가 연기한 18세 소녀 인디아는 히스테리컬한 눈빛과 속내를 알 수 없는 표정으로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남이 볼 수 없는 것을 보고, 들을 수 없는 것을 듣는 인디아의 능력은 갑자기 나타난 삼촌 찰리(매튜 구드 분)의 등장과 함께 영화의 중심적인 축으로 작용한다.

아버지 리차드가 죽고 모습을 드러낸 삼촌 찰리에게, 인디아와 그의 어머니 이블린(니콜 키드먼 분)은 묘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다. 세 사람의 관계 속에서 인디아는 분노와 배신감, 성적 끌림과 공포 등 다양한 감정의 소용돌이를 느낀다.

출중한 배우들의 조합은 영화의 완성도를 한층 높였다. 미스테리한 인물 찰리로 분한 매튜 구드의 초점 없는 눈동자는 은유적인 대사와 만나 캐릭터에 입체감을 부여했다.

아름답지만 이기적인 엄마 이블린을 연기한 니콜 키드먼은 '도그빌'과 '디 아더스'에서 소화한 것 이상의 내면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딸 인디아를 향한 분노에 찬 독백 신은 '스토커'의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힐 만하다.

인디아의 신발, 거미, 아버지 리처드의 벨트와 선글라스, 피아노, 전등 등 중심 소재들을 활용한 장면 전환도 시선을 붙잡는다. 영화의 극적 반전 역시 반복적으로 사용된 몇몇 상징적 소재들의 전사(前史)를 설명하는 가운데 이뤄진다.

극의 도입부와 후반부를 강렬하게 장식한 엔딩 장면 역시 영화의 완결성을 구현하는 데 제 역할을 했다. "어른이 된다는 건 바로 자유로워진다는거야"라는 인디아의 대사는 베일에 싸인 소녀와 가족의 이야기, 그 이상의 것을 암시한다. 영리한 한 소녀의 섬뜩한 성장기는 영화의 전반을 흥미롭게 가로지른다.

영화는 할리우드 최고의 감독이자 제작자인 리들리 스콧과 故 토니 스콧 형제가 제작하고, 니콜 키드먼을 비롯해 미아 바시코브스카, 매튜 구드, 더모트 멀로니, 재키 위버, 알덴 에린라이크, 루카스 틸 등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한다.

미국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의 주인공 웬트워스 밀러가 시나리오를 쓰고 '블랙 스완'의 클린트 멘셀이 음악 감독을 맡았다.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박쥐' 의 정정훈 촬영감독이 다시 한번 박찬욱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영화는 지난 1월20일(현지시각) 미국 선댄스영화제 프리미어를 통해 공개된 뒤 극찬 세례를 받기도 했다. 외신 버라이어티지는 "박찬욱 감독은 첫 할리우드 영화 '스토커'를 통해 히치콕 감독의 놀랍고 기이한 스릴러와 동화적 요소, 현대적인 감각의 뒤틀림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담아냈다"고 극찬했다.

할리우드리포터는 "박찬욱 감독이 고금을 통틀어 가장 기교있는 스릴러물을 만들었다"며 "박찬욱 감독의 쉴 틈 없고 정밀한 카메라는 서로 무언가를 숨기고 경계하는 세 인물의 관계에 긴장감을 더한다"고 호평했다.

이어 "박찬욱 감독의 팬이라면 실망하지 않을 것이고, 팬이 아니더라도 스릴러적 요소와 최상의 시너지를 이룬 캐스팅에 반할 것"이라며 "박찬욱 감독의 연출력과 배우를 다루는 솜씨는 웬트워스 밀러의 시나리오를 완벽하게 완성시켰다"는 평을 내놨다.

가디언 역시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가디언은 "오래 기다려온 박찬욱 감독의 할리우드 데뷔작은 고딕풍의 동화처럼 아름답게 꾸며진 가족 미스터리"라며 "영화의 분위기는 질식시킬 듯한 힘이 있다. 문학적인 해석과 상징들이 풍부해서 다양한 해석의 재미가 있다"고 평했다.

'스토커'는 오는 28일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봉한다. 박찬욱 감독과 주연 배우 미아 바시코브스카는 오는 21일 서울 남산 그랜드하얏크호텔에서 내한 기자회견에 참석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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