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호주 약하다…대만전 '6점차 이상 승리'뿐

[정명의기자] 호주의 전력이 한국의 도우미 역할을 기대하기에는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써 한국의 남은 과제는 뚜렷해졌다. 대만을 6점 차 이상으로 꺾는 수밖에 없다.

한국은 4일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구장에서 열린 호주와의 1라운드 두 번째 경기에서 6-0으로 완승을 거뒀다. 한국은 네덜란드전 0-5 패배에 이어 1승1패를 기록했고, 대만과 1차전에서도 1-4로 패했던 호주는 2패를 기록했다.

한국이 2라운드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호주의 도움이 필요하다. 호주가 5일 열리는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한국의 2라운드 진출이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이 경우 한국은 대만을 점수 차에 상관없이 이기기만 해도 2라운드에 올라갈 수 있다.

그러나 호주가 네덜란드에 패할 경우 한국은 반드시 대만을 6점 차 이상으로 꺾어야 한다. 2만 관중 등 홈 텃세를 등에 업고 있는 대만을 상대로는 달성하기 쉽지 않은 미션이다. 호주가 네덜란드를 꺾어줄 경우 한국이 대만에 패하더라도 2라운드 진출 가능성이 생긴다는 점에서 더더욱 호주의 네덜란드전 승리는 바라는 바다.

하지만 두 경기를 통해 나타난 호주의 전력은 역시 네덜란드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된다. 힘있는 타자들과 몇몇 공략하기 어려운 투수들이 포진해 있지만 전체적인 전력의 짜임새는 크게 뒤처지는 편이다.

특히 수비와 주루에서 허점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내야수들은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타구들을 안타로 만들어줬고, 동료의 안타가 나왔음에도 타구 판단을 잘못해 진루에 실패하기도 했다.

호주는 대만전에서 5안타로 1득점했다. 스테판 웰치의 솔로홈런이 유일한 득점. 한국전에서는 6안타로 득점을 하나도 올리지 못했다. 결정적인 근거가 될 수는 없지만, 한국이 네덜란드에는 완패, 호주에는 완승을 거뒀다는 점도 두 팀의 전력을 간접 비교하는 하나의 척도가 될 수 있다.

물론 온갖 이변이 일어나는 야구의 특성상 호주의 승리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당초 예상대로 큰 기대를 걸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결국 한국은 대만 투수들을 상대로 대량득점에 성공해야 한다. 호주가 네덜란드를 잡는 이변을 일으켜주면 고마운 일이지만 가능성이 낮다. 자력으로 올라가야 한다. 호주전을 통해 충분히 그럴 힘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한국 야구대표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