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투타 완벽 호흡' 한국, 호주 꺾고 반격의 1승

[정명의기자] 한국 야구 대표팀이 호주를 누르고 첫 경기 패배의 충격에서 일단 벗어났다.

한국은 4일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 구장에서 열린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호주와의 1라운드 B조 2차전에서 투타의 완벽한 조화를 앞세워 6-0으로 이겼다.

1차전에서 네덜란드에 0-5로 졌던 한국은 이날 호주와 벼랑 끝 대결을 벌였다. 호주는 무조건 이겨놓고 마지막 대만전에서 6점차 이상으로 이겨야 2라운드 진출을 자력 확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다득점과 최소 실점 여부도 중요했다.

이날 류중일 감독은 이승엽을 3번 타순에 선발 기용하고, 9번을 맡던 최정을 6번으로 전진 배치했다. 네덜란드전에서 1루 수비를 봤던 이대호는 지명타자로 나섰다. 또 이용규와 정근우가 1, 2번 자리를 바꿔 테이블세터를 이뤘다.

계산은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대표팀은 이날 11안타로 6점을 올리며 1차전 참패로 가라앉았던 분위기를 털어냈다.

시작부터 타선이 폭발했다. 1회초 첫 타자 이용규가 볼넷을 골라 출루해 공격의 물꼬를 텄다. 다음 정근우의 유격수 앞 땅볼 때 2루에서 아웃되기는 했지만, 상대 선발 라이언 실을 압박하기에는 충분한 활약이었다.

한국은 이승엽의 우중간 펜스 앞에 떨어지는 큼지막한 2루타, 이대호의 볼넷으로 만든 1사 만루 찬스에서 김현수가 2타점 좌전 적시타를 날려 선취점을 올렸다. 계속해서 한국은 최정의 사구로 다시 1사 만루 기회를 잡았고, 손아섭의 3루 땅볼 때 3루 주자 이대호가 홈을 밟아 3-0으로 앞섰다.

추가점도 곧바로 나왔다. 2회초 2사 2루에서 이승엽의 우익수 쪽 적시 2루타가 나와 2루에 있던 이용규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호주 선발 실은 3이닝 동안 4피안타 2볼넷 2탈삼진 4실점하고 4회부터 스티븐 켄트로 교체됐다.

4번 타자 이대호의 방망이가 7회초 5득점째를 불러들였다. 2사 3루 찬스를 놓치지 않고 좌전 적시타를 때려 5-0을 만들었다. 공세를 늦추지 않은 한국은 9회초에도 이승엽 이대호의 안타를 발판으로찬스를 엮고 최정의 내야땅볼 타점으로 추가점을 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마운드도 안정을 찾았다. 선발 송승준은 4이닝 동안 69구를 던져 2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송승준은 1회말 석연치 않은 볼넷과 보크 판정을 받고도 흔들림 없이 이닝을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이후에도 낙차 큰 변화구로 삼진 행진을 이어가며 안정적인 피칭을 이어갔다.

바통을 이어받은 박희수는 5회말 무사 2루 상황을 무실점으로 막고 막강 좌완 불펜의 위엄을 확인했다.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한 노경은도 1.1이닝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1차전 1이닝 2피안타 2볼넷 1실점의 아쉬움을 날렸다. 이후 한국은 정대현 손승락에 이어 9회말에는 끝판대장 오승환이 마운드에 올라 삼진 2개를 잡아내며 3자범퇴로 경기를 가볍게 매조지했다.

이승엽, 이대호는 나란히 3안타 맹타를 휘둘렀고, 이용규는 2안타 2볼넷으로 만점활약을 했다. 특히 이승엽은 2루타 2개를 날리는 등 타선에 불을 붙이는 데 앞장섰다. 반면 정근우와 강민호, 강정호는 무안타로 묶여 아쉬움을 남겼다.

1패 뒤 2연승을 노리는 대표팀은 5일 대만과 만나 2라운드 진출을 다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