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귀국 이승엽 "비난보다는 격려를"

[류한준기자] 그래도 스타는 스타였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2라운드 진출에 실패하고 돌아왔지만 이승엽(삼성 라이온즈)에 대한 팬들과 취재진의 관심은 뜨거웠다.

한국 대표팀은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WBC 1라운드 B조 예선에서 2승 1패를 거뒀지만 대회 규정상 점수 득,실률에서 밀려 조3위로 2라운드 진출이 좌절됐다.

2라운드가 열리는 일본행 비행기에 올라야 할 대표팀은 예상과 달리 이른 시기에 이번 대회 일정을 마감하고 짐을 싸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6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선수들은 취재진의 카메라 플래시 사이로 조용히 카트를 끌고 입국 게이트를 빠져나와 뿔뿔이 공항을 떠났다.

그러나 단 한 명만은 예외였다. 이번 대표팀 타자들 가운데 가장 활발한 타격 모습을 보여줬던 간판스타 이승엽(삼성 라이온즈)은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 가던 걸음을 잠시 멈췄다. 이승엽은 "결과가 좋지 않아 야구팬들에게 정말 죄송하다"면서 "비록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지만 마지막 3차전 대만에게 승리를 거둬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승엽은 "네덜란드가 예상보다 전력이 뛰어났다"면서 "지난 올림픽 때 상대를 해보긴 했지만 확실히 그 때보다는 실력이 많이 향상됐다"고 한국에 충격적인 0-5 패배를 안겼던 네덜란드와 상대해본 소감을 전했다.

또한 그는 "결과를 되돌릴 순 없겠지만 네덜란드전에서 실점을 최소화해야 했다"며 " 그렇게 하지 못해 대표팀이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간 것 같다"고 아쉬웠던 점을 덧붙였다. 이승엽은 "홈그라운드 이점을 갖고 있기도 했지만 그동안 상대를 해본 대만 대표팀 중 이번이 가장 전력이 짜임새가 있었고 강했다"고 대만을 평하기도 했다.

한편 이승엽은 "선수들은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면서 "비난을 들을 수밖에 없는 결과를 얻었지만 그래도 지나친 비난보다는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얘기한 뒤 공항을 빠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