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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ACL 첫 출전 귀저우의 의심과 불만에 '골머리'


[이성필기자] "내일 우리 코치가 관전하러 가니 알아서 준비해달라."

수원 삼성 프런트는 성남 일화와의 K리그 클래식 개막전을 하루 앞둔 지난 2일 중국으로부터 걸려온 한 통의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랐다. 1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2차전 상대인 귀저우 런허(중국) 프런트의 전화였던 것이다.

K리그 클래식 개막 준비에 정신이 없었던 수원 입장에서는 황당한 전화였다. 챔피언스리그에서 홈팀은 경기가 열릴 때 원정팀의 숙소 등 공식적인 편의만 챙겨주면 된다. 성남과 개막 원정 경기를 앞두고 있던 수원에는 그야말로 황당한 일이었다. 그 다음주 홈 개막전 준비까지 해야 하는 바쁜 상황에서 귀저우를 챙기는 업무까지 소화해야 했으니 구단 직원들의 피로도는 상상 이상이었다.

귀저우는 지난해 중국 슈퍼리그 4위, FA컵 준우승 자격으로 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을 획득했다. 첫 출전이라 모든 것이 생경할 수밖에 없었다. 아시아 무대에 단골로 나가 정상까지 맛봤던 수원과는 비교할 수 없는 팀이었다.

사전답사 겸 수원 전력을 탐색하기 위해 온 귀저우 코치와 관계자는 수원이 귀저우 선수단의 원정숙소로 소개해준 호텔을 둘러보더니 바꿔달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더 좋은 호텔이 있는데도 수원이 시설이 떨어지는 곳을 소개해줬다는 의심을 한 것이다.

귀저우 선수단이 묵게 된 호텔은 경기장에서 차량으로 10분이면 충분이 이동할 수 있는 거리다. 수원 시내 다른 호텔은 AFC 경기 감독관 및 심판진이 숙소로 사용해 사실상 선택권이 없었다. 과거 베이징 궈안은 수원이나 성남쪽 호텔이 불만족스러워 스스로 서울쪽 호텔을 숙소로 선택해 먼 경기장을 오가다 지쳐버린 기억이 있다. 하지만 챔피언스리그 첫 출전인 귀저우 측은 일단 딴지를 걸며 경기 전부터 수원과 신경전을 벌이는데 집중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연습구장과 주 경기장을 둘러본 뒤에도 이런저런 사소한 불만이 터져 나왔지만 수원 측은 최대한 배려를 했다. 그나마 귀저우는 전북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를 다양하게 괴롭히며 지치게 만든 광저우나 베이징에 비하면 양반 수준이었다.

귀저우 구단 프런트들과 달리 선수들은 대체로 숙소 호텔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2010년 베이징 소속으로 수원 원정을 온 적이 있는 양하오는 "2010년 당시보다 숙소도 좋아지고 여러가지 환경이 편해졌다"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귀저우가 일부러 트집을 잡아 수원을 괴롭혔다고 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경기 하루 전인 12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는 수원 정대세의 출전 여부를 두고 공레이 귀저우 감독대행이 의심하는 일이 벌어졌다. 정대세가 왼쪽 허벅지 뒷근육에 경미한 부상을 입어 출전할 수 없다는 서정원 감독의 말을 듣자 "출전 가능성은 충분하다. 수원이 전력을 숨기려고 하는 것"이라고 의심했다.

이를 전해들은 수원 관계자는 "우리가 챔피언스리그에 한두 번 나가는 것도 아니고 귀저우에 굳이 연막 작전을 칠 이유가 뭐가 있는지 모르겠다. 의심이 너무 많아 괴롭게 한다"라고 마뜩찮아 했다.

어떻게든 수원을 흔들어보겠다는 귀저우 측의 의도가 엿보인다. 결국, 정대세는 이날 귀저우전에 결장, 공레이 감독대행을 머쓱하게 했다.

조이뉴스24 수원=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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