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보기드문 유형의 프로야구 선수가 공식경기 데뷔전을 가졌다. 투타겸업을 선언한 일본의 신인 오타니 쇼헤이(19, 니혼햄) 이야기다.
오타니는 21일 도쿄돔에서 열린 라쿠텐과의 시범경기에서 투수로 마운드에 선 뒤 타석에도 들어섰다. 지명타자 제도가 있는 퍼시픽리그 팀간의 대결에서는 쉽게 펼쳐질 수 없는 장면이다.
오타니가 등장한 것은 8회초, 마운드에서였다. 메이저리그 통산 61홈런을 기록한 외국인 강타자 맥게히를 첫 상대로 맞아 3구삼진을 잡아낸 오타니는 다음 모리야마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한 뒤 1루 견제 악송구로 1사 2루의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오타니는 시마를 다시 스탠딩 삼진으로 솎아냈다. 폭투를 범해 2루 주자를 3루까지 진루시켰지만 텟페이를 3루수 파울 플라이로 아웃시켜 이닝을 마무리했다. 최고구속은 시속 157㎞.
일본 스포츠닛폰은 신인인 오타니가 다르빗슈의 최고구속이었던 156㎞를 뛰어넘었다며 주목했다. 오타니가 아마추어시절 최고 시속 160㎞까지 기록한 강속구 투수라는 점도 강조했다.
경기 후 오타니는 "힘 있는 공을 던질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며 "고등학교 시절보다 제구력이 좋아졌다. 좋은 공이 많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투수로서의 임무를 마친 오타니는 8회말 방망이를 들고 타석에 들어섰다. 무사 2루 상황, 상대 투수 고야마의 초구를 때려낸 오타니는 1루수 땅볼에 그쳤다. 하지만 잘 맞은 타구를 만들어내며 타자로서의 성공 가능성도 밝혔다.
오타니는 "빠져서 안타가 됐다면 좋았겠지만 진루타가 돼 최소한의 역할은 해냈다"고 스스로를 평가했다. 니혼햄은 오타니의 1루 땅볼로 만들어진 1사 3루에서 후속타로 득점을 올렸다.
8회말 타격을 마친 오타니는 9회초 수비에서는 우익수로 투입돼 외야를 지켰다. 그러나 오타니에게 날아가는 타구가 없어 수비 실력을 선보일 기회는 갖지 못했다. 투타겸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들렸지만, 일단 첫 선을 보인 경기에서는 나쁘지 않은 결과를 만들어낸 오타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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