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함부르크의 아들' 손흥민(21)의 아홉수가 길어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팀의 부진과 맞물린다.
손흥민은 지난 2월 9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전에서 시즌 8, 9호골을 넣으며 함부르크의 4-1 대승을 이끌었다. 이후 7경기째 골이 없다. 손흥민의 골 침묵과 함께 팀 성적도 하향세다. 6위에서 11위로 급추락했다. 최근에는 3연패에 빠지며 7위까지 주어지는 유로파리그 진출권과도 멀어지고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는 1~4위가 챔피언스리그, 5~7위가 유로파리그에 나선다.
고군분투하는 손흥민을 향한 이적설이 다시 피어오르는 것은 당연한 순서다. 지난 겨울 손흥민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토트넘 홋스퍼(이상 잉글랜드), 인테르 밀란(이탈리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 등 유수의 클럽으로부터 수많은 영입 제의에 시달렸다.
하지만, 함부르크는 손흥민 지키기에 성공했다. 손흥민과 2014년 6월까지 계약이 된 상황이라 다양한 조건을 내세우며 손흥민과의 재계약이 우선임을 강조했다. 손흥민 측도 딱히 이견을 보이지 않으며 협상 테이블에서 지속적인 대화를 했다.
그런데 팀 성적이 떨어지면서 함부르크가 손흥민을 잡기 위한 명분이 약해지고 있다. 손흥민의 꿈은 유럽 최고무대 진출이다.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등 유럽 클럽대항전에 나가고 싶은 욕망으로 가득하다.
함부르크는 7위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41점)와는 3점 차로 밀려있다. 언제든지 치고 올라갈 수 있지만 더 미끄러지게 될 경우 곤란하다. 지난 라운드에서는 바이에른 뮌헨에 2-9로 대패하는 등 최악의 상황이다. 토트넘의 손흥민 영입 보도가 영국을 비롯해 현지에서 다시 나오는 데는 함부르크의 하락세가 한 몫 하고 있다.
손흥민 역시 마음의 부담을 털고 팀의 상승세를 견인해야 한다. 그래야 계약 협상 테이블에서 좀 더 유리한 조건을 제시할 수 있다. 팀내 '소년가장'이라는 별명답게 함부르크 전체 득점(32득점)의 4분의 1을 조금 넘게 책임지고 있는 상황에서 확실한 굳히기를 할 수 있다.
손흥민은 스스로 "아직 어리고 배울 게 많아서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라며 천천히 걷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래도 골 침묵이 길어지면 곤란하다. 함부르크의 동반 추락을 막기 위해서라도 강력한 한 방이 필요한 시점이다.
감은 나쁘지 않다. 지난 9일 VfB 뤼벡(4부리그)과의 친선경기에서 골을 넣었다. 한 번 터지면 무섭게 치고 올라가는 스타일을 고려하면 긍정적인 신호다. 10호골을 시작으로 다시 골 사냥을 시작하면 그가 꿈꾸는 유럽의 더 높은 무대로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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