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배우 성동일이 영화 작업의 원동력을 설명하며 아이들을 향한 사랑을 드러냈다.
지난 18일 경기도 파주시 문발동 출판단지에 위치한 덱스터 디지털에서 김용화 감독의 영화 '미스터고' 작업 현장이 공개됐다. 이날 취재진과 만난 배우 성동일은 수 편의 영화 출연에 열을 올렸던 까닭으로 세 아이들을 꼽았다.
그는 "내가 영화를 하는 이유는 아이들에게 아빠를 기억하게 만들고, 추억을 주기 위해서"라며 "드라마는 40~50부작을 해도 그걸 다 보여주기 어려운데 영화는 CD 한 장으로도 아빠가 어떤 일을 했는지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성동일은 "나는 나이가 많고 아이들은 어리다. 언젠가 내가 세상에 없더라도 아이들이 영화를 통해 나를 기억해줄 것"이라며 "누군가 '준아, 네 아빠가 이런 일을 했었어'하고 이야기해줄 수 있을 것 같아 영화를 많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MBC '우리들의 일밤-아빠 어디가'에 첫째 아들 성준 군과 함께 출연하고 있는 그는 "준이는 아직도 영화 '국가대표'의 음악을 들으면 슬픈 장면에서 울더라"고 말해 시선을 모으기도 했다.
영화 '미스터고'에서 성동일은 악명 높은 스포츠 에이전트 성충수 역을 맡았다. 중국 서커스단에서 야구를 하던 고릴라 링링을 한국 프로야구단에 입단시키는 인물이다. 이날 성동일은 "촬영을 하는 중엔 몇 달씩 집에 못 들어가는 일이 잦은데 준이가 현장에 정말 많이 놀러왔다"며 "아내가 아이들 세 명을 데리고 현장에 오는 수고를 해 줬다"고 알렸다.
아버지가 촬영에 열중하는 동안, 아들 성준 군은 수영장에 다녀오기도 하고 촬영 현장의 밥차에서 밥을 함께 먹기도 했다. 성동일은 "나는 아버지에 대한 추억이 별로 없어서 아이들에겐 추억을 주고 싶었다"며 "이 영화도 그런 생각에서 출연했다. 욕설이 한 마디도 나오지 않는,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성동일은 아들 성준 군이 '미스터고'의 촬영 현장에서 남다른 추억을 쌓아가길 바랐다. 그는 "내가 '돈, 돈, 돈' 하는 사람이기는 하지만, 아들이 현장에서 본 장면들을 기억하고 추억했으면 하는 마음에 이번 영화를 찍었다"며 "다만 이 영화를 보고 아이들이 영화 속 고릴라를 데려오라고 할까봐 걱정"이라고 말해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극 중 등장하는 고릴라 링링은 실제 고릴라도, 모형도 아니다. VFX 기술로 만들어진 가상의 캐릭터다. 성동일은 "대신 모션캡처 작업을 한 사람을 데려가야 하나 고민 중"이라며 "(영화 제작사인 덱스터 디지털) 앞에 있는 고릴라 인형을 달라고 했더니 굉장히 비싸다더라. 그래서 작은 인형만 받았다"고 웃어보였다. 덱스터 디지털 1층에 전시된 두 개의 링링 모형의 값어치는 무려 3억 원에 달한다.
'미스터고'는 야구하는 중국의 고릴라 링링과 그의 15세 매니저 소녀 웨이웨이(서교 분)의 이야기를 그린다. 홀로 전통의 서커스단을 이끌던 웨이웨이는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남긴 빚을 갚기 위해 유일한 가족인 45세 고릴라 링링을 한국의 프로야구단에 입단시키게 된다. 타고난 힘과 스피드, 훈련으로 다져진 정확함까지 갖춘 링링은 한국 야구계의 슈퍼스타로 거듭난다.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의 김용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성동일과 중국의 인기 배우 서교가 출연한다. 주인공인 고릴라 링링은 100% 국내 기술로 연구된 VFX(시각 효과) 기술을 통해 실사와 같은 3D 영상으로 태어났다. 중국의 투자배급사 화이프로덕션에서 순제작비 225억원 중 약 50억원(500만 달러)을 투자했다. 오는 7월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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