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의 안방이 어수선하다. 선수들의 줄부상에 트레이드를 통해 새식구까지 맞았다. 안방이 부실해진 위기를 새로운 선수의 영입으로 극복하려는 움직임이다.
LG는 24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트레이드 소식을 발표했다. 내야수 서동욱을 내주고 베테랑 포수 최경철을 영입한 것이다. 현재윤, 윤요섭의 연이은 부상에 당장 쓸 수 있는 포수 자원이 필요했고, 마침 내야 백업 요원을 찾던 넥센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LG의 안방은 그야말로 비상사태였다. 개막 후 든든히 주전포수 역할을 맡아주던 현재윤이 18일 KIA전에서 불의의 부상을 당하며 경기 출전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손가락 부상을 당한 현재윤은 복귀까지 7~8주가 소요될 전망이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공격형 포수로 좋은 활약을 하며 기대를 모았던 윤요섭 역시 같은 날 2군 경기에서 팔꿈치 부상을 당했다.
두 포수의 부상으로 LG는 2년차 조윤준, 대졸신인 김재민으로 1군 안방을 꾸리게 됐다. 조윤준은 지난해와 올 시즌을 합쳐 1군 출전 경기 수가 30경기 정도고, 김재민은 아직 1군 데뷔도 하지 않았다. 이런 신출내기 조합으로 1군 포수진을 구성한 것은 LG가 유일하다.
다른 포지션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포수는 특히 경험이 중요한 자리다. 같은 팀 투수들은 물론이고 상대 타자들의 성향 및 특징까지 파악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조윤준, 김재민은 아직 부족하다. 윤요섭이 조만간 복귀할 수 있다고는 해도 그 역시 경험은 많지 않는 선수다.
지난 2004년 SK 와이번스에 입단해 지난해 넥센으로 트레이드됐던 최경철은 1군 242경기에 출전했다. 1군 출전 경기 수가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지만 프로 데뷔 10년차인 만큼 경험과 노하우를 갖고 있는 선수다. 노련함이 떨어지는 LG 포수진에 힘을 보탤 수 있는 자원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LG 포수진의 중심은 기존의 조윤준이 돼야 한다. 팀의 미래를 위해서다. 조윤준은 1989년생으로 병역문제까지 해결한 젊은 선수다. 반대로 최경철은 벌써 30대 중반으로 접어들었다. 앞으로 10년을 책임질 포수를 육성해야 한다면 조윤준에게 충분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물론 기량이 떨어지는데 젊다는 이유만으로 기회를 제공할 수는 없다. 그러나 조윤준에게는 가능성이 있다. LG 장광호 배터리코치는 "블로킹과 송구 능력은 롯데 강민호에 뒤지지 않는다"며 조윤준의 수비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방망이 능력에서도 24일 현재 타율 2할8푼6리를 기록하며 괜찮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투수리드. 경험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장 코치는 "상대를 분석하고 투수를 리드하는 부분은 벤치에서 사인을 내 도와주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계속해서 벤치의 사인에만 의존한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현 시점의 조윤준에게는 성장의 한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조윤준은 지난해 23경기에 출전했다. 그 중 선발 포수로 출전한 것은 13번 뿐이다. 6경기 연속 출전한 것이 가장 오랫동안 안방을 지킨 기록이다. 지금까지 변변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던 조윤준에게 올 시즌은 주전자리를 꿰찰 수 있는 기회라고 볼 수 있다.
이적해온 최경철의 역할도 중요하다. 조윤준이 혼자 안방을 지키기에는 힘이 부칠 수밖에 없다. 최경철이 그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 프로생활 10년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역할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LG로서는 포수 부문을 놓고 볼 때 단기, 장기적인 관점에서 모두 위기이자 기회다. 올 시즌은 현재윤의 복귀까지 어떻게든 버텨내야 한다. 현재윤이 자리를 비우는 5~6월은 한창 순위 싸움이 치열하게 펼쳐지는 시기다. 팀의 미래를 생각해도 젊은 포수의 육성은 시급하다. 모든 열쇠는 조윤준이 쥐고 있다. 2년차 선수에게 찾아온 흔치 않은 기회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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