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예상과 달랐다. 포항 스틸러스와 전북 현대의 '빅매치'에 베스트 멤버가 가동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하지만 두 팀 모두 베스트 멤버가 총출동했다.
포항은 오는 30일 홈에서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G조 조별예선 최종전 분요드코르전을 치른다. 현재 포항은 승점 6점으로 G조 3위다. 1위 분요드코르가 승점 9점, 2위 베이징 궈안(중국)이 승점 8점이다. 포항은 반드시 분요드코르를 잡아야만 16강 진출 가능성이 열린다. 무승부를 해도 포항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맛봐야 한다.
전북도 5월1일 F조 최종전을 위해 중국 원정을 떠나 광저우 헝다와 만난다. 전북은 승점 9점으로 F조 2위다. 광저우가 승점 10점으로 전북에 앞서있고 우라와 레즈(일본)가 승점 7점으로 전북을 뒤쫓고 있다. 전북은 무승부를 거둬도 16강에 오를 수 있지만 패배한다면 16강을 장담할 수 없다. 전북에게도 너무나 중요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공교롭게도 포항과 전북이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최종전을 앞두고 만났다. 2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K리그 클래식 9라운드가 두 팀이 만난 경기다. 유력한 우승후보 전북과 현재 K리그 1위 포항의 빅매치다.
이 경기가 열리기 전 많은 축구관계자들이 ACL 16강 진출을 위해 포항과 전북은 K리그 클래식 경기에서는 숨고르기를 할 수 있다는 예상을 했다. ACL 16강 진출이 당장 눈앞에 놓인 가장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베스트 멤버를 일부 제외하는 등 눈치 보기 작전을 펼칠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예상은 완벽히 빗나갔다. 전북과 포항 모두 이날 베스트 멤버를 총출동시켰다. 양 팀 감독은 챔피언스리그도 중요하지만 K리그 빅매치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리그 클래식 빅매치를 기다리는 팬들을 위해서 전력투구하기로 결정했다.
포항은 경고 누적으로 나오지 못하는 신광훈을 제외하고 베스트 멤버가 모두 나왔다. 전북 역시 경고 누적으로 출전 정지를 당한 정혁과 권순태 등 부상 선수를 제외하면 정예 멤버가 총출동했다.
경기 전 만난 황선홍 포항 감독은 "전북을 상대로 다른 생각을 할 여유는 없다"며 유력한 우승후보 전북과 정면 승부를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황 감독은 "전북은 좋은 팀이다. 승부를 봐야 한다. 팬들도 그것을 기대하고 원한다. 베스트 멤버를 총동원 한다는 것에 전혀 고민이 없었다. 이미 계획을 그렇게 세웠다. 어떤 것을 얻고 어떤 것을 포기하고 그런 것은 없다. 모든 경기에 최대한 전력을 내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황 감독은 "체력적인 문제도 없다. 우리 선수들은 젊은 선수들이 많다. 젊고 싱싱하다. 또 공격수들은 로테이션을 사용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 경기를 뛰지 않는 것보다 흐름을 위해 뛰는 것이 더 낫다"며 체력적인 문제도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파비오 전북 감독대행은 "K리그가 아직까지 많이 남아 있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우리는 선두와 차이가 많이 난다. 더 처지면 따라가기 힘들다. 우리는 포항과 최대한 승점 차를 줄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 베스트 멤버로 나왔다. 매 경기 풀로 가동할 것이다. 특히 포항은 최근 2경기에서 우리에 6득점을 했다. 이번에는 꼭 이기고 싶다. 포항을 꼭 이기고 싶다"며 베스트 전력을 가동한 이유를 밝혔다.
베스트 멤버가 총출동한 두 팀의 경기. 포항이 고무열의 선제골로 앞서자 후반 전북이 이동국의 골로 응수하며 1-1로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최고 멤버들이 최선을 다한 결과가 무승부로 결론이 났다.
어느 팀이든 이겼다면 더 좋았겠지만, 결과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ACL 중요한 일정을 눈앞에 두고 있음에도 K리그 클래식 빅매치를 위한, 빅매치의 가치와 수준을 높이기 위한, 또 K리그 팬들의 만족감을 위한 전북과 포항의 열정은 찬사를 받을 만했다. 두 팀의 이번 빅매치는 K리그를 빛낸 진정 '아름다운 빅매치'였다.
조이뉴스24 전주=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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