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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속구보다 무서운 유희관의 '135㎞ 직구'


LG전 5.2이닝 무실점 호투로 감격의 '데뷔승'

[정명의기자] 두산 베어스 유희관(26)이 프로 데뷔 5년만에 감격의 첫 승을 거뒀다.

유희관은 4일 잠실 LG전에 데뷔 첫 선발 등판해 5.2이닝 5피안타 2볼넷 무실점 역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두산은 유희관의 호투를 앞세워 6-2 승리를 거뒀다.

이날 유희관의 최고 구속은 시속 135㎞에 머물렀다. 150㎞ 이상의 강속구를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요즘, 유희관의 직구는 평범하디 평범한 공이다. 그러나 유희관에게는 남들이 갖기 어려운 무기가 있다. 바로 제구력이다.

두산 관계자에 따르면 유희관은 평소 "내 주무기는 135㎞짜리 직구"라며 "구속은 느리지만 컨트롤이 상대적으로 좋다는 믿음으로 자신있게 던지려고 한다"고 말한다. 이날 첫 승을 거둔 원동력 역시 원하는 코스로 정확히 공을 찔러넣는 제구력에 있었다.

총 86개의 투구수 중 직구는 46개로 절반이 넘었다. 나머지는 커브(15개), 슬라이더(13개), 체인지업(12개)이었다. 공은 느렸지만 129㎞에서 135㎞까지 속도도 다양했고 제구도 좋았다. 만만해 보이는 유희관의 공에 적극적으로 달려든 LG 타자들은 범타로 물러나기 일쑤였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그러나 위기관리 능력도 발군이었다. 1회초 1사 1,2루, 2회초 무사 1,2루에 몰렸지만 침착한 투구로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2회초에는 최경철의 보내기 번트 타구를 잽싸게 낚아채 3루에 송구하며 선행 주자를 아웃시켰다. 5회초 선두타자 이대형을 내야안타로 내보낸 뒤에는 오지환을 병살타로 처리했다.

경기 후 유희관은 "첫 선발이라 아무래도 힘이 들어가 경기 초반 어려움을 겪었다"며 "직구와 변화구를 섞어 포수 (박)세혁이 리드대로 던진 것이 잘 통했던 것 같다"고 배터리를 이룬 박세혁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2009년 두산에서 데뷔한 유희관은 입단 5년차이지만 1군 경험이 많지 않아 신인왕 자격을 갖추고 있다. 이날 호투로 평균자책점을 1.56까지 끌어내리며 신인왕 후보로서도 손색없는 성적을 기록하게 됐다. 시즌 14경기에 등판해 17.1이닝을 던져 단 3점만을 내줬다.

그러나 유희관은 "신인왕 자격이 되는 것은 알지만 욕심은 없다"며 "매 경기 최선을 다해서 던지면 결과가 따라올 뿐"이라고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아무리 빠른공이라도 제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반대로 아무리 느린공이라도 완벽한 제구를 바탕으로 던진다면 어떤 타자도 쉽게 공략할 수 없다. 유희관이 이런 점을 잘 보여줬다. 강속구보다 무서운 '135㎞짜리 직구'를 던지는 유희관이 두산의 보배로 떠올랐다.

조이뉴스24 잠실=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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