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팬들에게 이벤트적인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LG 트윈스의 김기태 감독이 류제국의 데뷔 등판일을 결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류제국은 오는 19일 KIA 타이거즈와의 잠실 경기에 선발로 등판할 예정이다. KIA 선발은 김진우가 유력하다. 류제국의 국내 무대 데뷔전을 고교 시절 '라이벌'이었던 김진우와의 맞대결로 만든 것이다.
김 감독은 KIA와의 3연전 첫 경기를 앞둔 17일 잠실구장에서 류제국의 등판 결정에 대해 입을 열었다. 자연스럽게 김진우와의 맞대결에 초점이 맞춰졌다. 김 감독은 "기왕 나오는 거 팬들에게 이벤트적인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봤다"고 전했다.
물론 팬들만 생각해서 내린 결정은 아니다. 류제국의 '강심장'과도 관련이 있다. 류제국은 성격상 긴장되는 무대를 선호하는 편이다. 김 감독이 류제국에게 "데뷔전이 김진우와 대결인데 괜찮느냐"고 묻자 류제국은 "저는 그런거 정말 좋아합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김 감독의 설명 후 류제국과의 인터뷰가 이어졌다. 듣던 대로였다. 류제국은 "원래 긴장되는 것을 좋아한다. 다른 쪽에서는 그렇지 않은데 야구에서는 그렇다"며 "미국에서도 관중들이 많이 들어차는 주말 경기를 좋아했다"고 말했다.
김진우와의 통화 내용도 전했다. 류제국은 "등판일이 결정된 후 (김)진우에게 먼저 전화가 왔다"며 "왜 괴롭히냐고 하더라. 엮이기 싫다고. 그래서 나도 같은 생각이라고 했다"고 말하며 웃음을 보였다.
이어 류제국은 "퀄리티 스타트만 하면 성공적이지 않을까 싶다"며 목표를 밝힌 뒤 "진우도 나도 함께 잘 던졌으면 좋겠다"고 친구의 선전도 바랐다.
두 선수는 1983년생 동갑내기로 고교 시절 강력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덕수정보고(현 덕수고)의 류제국, 광주진흥고의 김진우는 각자의 학교를 이끌며 대회 우승컵을 나눠가졌다. 이후 류제국은 메이저리그에 도전했고 김진우는 KIA에 입단하면서 다를 길을 걷기 시작했지만, 류제국이 국내 복귀함으로써 12년만에 프로 무대에서 다시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현재는 두 선수에게 라이벌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 무리가 따른다. 김진우는 지난해 10승을 거둔 뒤 올 시즌도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고, 류제국은 아직 국내 프로 무대에서 검증이 필요하다. KIA 선동열 감독도 "류제국은 신인"이라며 "(김진우와) 라이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팬들의 큰 관심을 모으는 매치업이지만 한 가지 변수가 생겼다. 19일 비가 예보된 것. 빅매치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하늘의 도움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조이뉴스24 잠실=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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