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최강희호가 악몽이 남아 있는 레바논으로 원정을 떠난다. 이번에 소집된 대표팀의 화제의 중심은 노장 김남일(36, 인천 유나이티드)의 복귀와 손흥민(21, 함부르크)의 활용도에 쏠려있다.
하지만, 대표팀 수비라인의 점검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그 동안 월드컵 예선을 치러오면서 최강희호 수비라인은 매 경기마다 조합이 달랐다. 우즈베키스탄과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3차전을 포함해 최근 치른 5경기에서 늘 수비진에는 새 얼굴이 등장했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박주호(FC바젤)-곽태휘(알 샤밥)-이정수(알 사드)-고요한(FC서울)으로 수비라인이 짜여졌다. 이후 이란전에는 윤석영(퀸즈 파크 레인저스)-곽태휘(알 샤밥)-정인환(전북 현대)-오범석(경찰 축구단)이 나왔다. 정인환은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호주와의 친선경기에서는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김기희(알 사일리아)-정인환(전북 현대)-신광훈(포항 스틸러스), 크로아티아전에서는 최재수(수원 삼성)-곽태휘(알 샤밥)-이정수(알 사드)-신광훈(포항 스틸러스)이 배치됐다. 카타르와 5차전에서는 박원재(전북 현대)-곽태휘(알 샤밥)-정인환(전북 현대)-오범석(경찰 축구단)이 수비를 맡았다.
대부분이 대표팀에 자주 들어오는 얼굴이라고는 하지만 매번 다른 수비 조합은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 특히 이번 대표팀은 기성용, 구자철이 제외돼 중앙 미드필드진이 단 한 번도 호흡을 맞춰보지 않았던 이들로 구성된다. 최악의 경우 1차 저지선이 뚫릴 가능성도 있다. 수비라인의 호흡이 더욱 중요해진 것은 당연한 일이다.
더군다나 레바논 원정은 핸디캡을 안고 경기를 치러야 한다. 잔디가 무르고 건조해 수비진이 자주 넘어지곤 한다. 3차 예선 때 레바논에 1-2로 패배한 것도 수비라인이 잔디에 적응하지 못하며 자주 넘어졌고 공간이 벌어지면서 패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매 경기 다른 조합은 혼란의 연속이었다. 그나마 곽태휘가 중심에 서고 정인환이 파트너로 등장한 중앙 수비라인은 어느정도 나쁘지 않은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 이따금 작은 실수 하나가 치명적인 실점으로 이어지는 장면이 연출되기는 했지만 큰 실수가 없다는 점이 다행스럽다.
특히 곽태휘의 경우 올 시즌 사우디아라비아리그에서 활약하면서 17경기 모두 풀타임을 소화하는 등 중동 적응력을 키웠다. 수비의 리더 역할을 하기에도 충분하다. 김기희도 카타르 리그에서 20경기를 뛰었다. 정인환은 이란 원정을 통해 중동 원정경기의 압박을 경험했다.
반면, 좌우 풀백은 여전히 적임자를 찾지 못하고 혼란을 겪고 있다. 이번 최종예선 마지막 3연전에는 박주호가 왼쪽 풀백으로 컴백했고 오른쪽에 신광훈이 김창수(가시와 레이솔)와 함께 부름을 받았다. 김영권이 왼쪽에도 설 수 있어 어느 정도 구색은 맞췄다.
문제는 중앙 수비라인과의 호흡이다. 박주호는 우즈베키스탄전 이후 처음 대표 발탁이다. 김창수는 소속팀에서 완전하게 주전으로 자리잡지 못해 경기 감각 유지가 문제다.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하다. A매치 경력도 3경기(신광훈, 김창수)와 11경기(박주호)로 많지 않다.
그래도 신광훈이 소속팀에서 제 몫을 해주고 있고 박주호는 유로파리그 4강까지 경험하면서 첼시, 토트넘 홋스퍼(이상 잉그랜드), 제니트(러시아) 등 주요 명문팀과 큰 경기를 해봤다는 점이 신뢰할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레바논의 척박한 환경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며 영리하게 경기를 해내느냐가 중요한 일이 됐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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