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그야말로 '미친' 타격감이다. LG 트윈스의 정의윤(27)이 뜨거운 방망이를 자랑하고 있다. 오랜 시간 그를 둘러싸고 있던 유망주의 껍질도 이제는 거의 다 걷힌 모습이다.
몇 경기 돌풍으로 끝날 것 같았던 정의윤의 맹타가 5월 한 달 동안 계속되고 있다. 4월까지 1할대에 그치던 타율이 어느새 3할을 훌쩍 넘어섰다. 29일 현재 정의윤의 시즌 타율은 3할1푼4리(118타수 37안타)다.
5월 성적이 눈이 부실 정도다. 5월 21경기에 출전한 정의윤은 3경기를 제외한 18경기에서 안타를 뽑아냈다. 그 중 11번이 멀티히트다. 정의윤의 5월 월간 타율은 3할9푼(77타수 30안타)에 이른다. 4월까지 1할7푼1리(41타수 7안타)였던 것과는 상전벽해다.
단순히 타율만 높은 것이 아니다. 영양가가 있다. LG가 5월 거둔 8승(13패) 가운데 3승이 정의윤의 결승타에 의한 승리였다. 22일 삼성전, 26일 SK전, 29일 한화전에서 정의윤의 결승타가 나왔다. 26일 SK전은 짜릿한 끝내기 안타였다.
정의윤의 놀라운 페이스에 LG도 여러 고민을 덜 수 있게 됐다. '유망주들의 무덤'이라는 오명을 씻어내는 것과 '4번타자'의 발굴이 그것이다. 유망주의 대표주자였던 정의윤이 팀의 핵심전력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두 가지 고민이 동시에 해결됐다.
물론 정의윤이 지금과 같은 활약을 꾸준히 펼친다는 가정이 필요하다. 제 기량을 보여준 지 이제 겨우 한 달이 지났을 뿐이다. 한 단계 높이 올라선 선수로 인정을 받으려면 적어도 올 시즌까지만이라도 좋은 성적을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앞으로 기대를 걸어봐도 좋을 이유가 있다. 정의윤 스스로 지금의 성적에 만족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와는 달리 스스로 타격에 대한 연구, 노력을 열심히 하는 선수이기도 하다. 올 시즌 초반 부진할 때도 경기 전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리며 "열심히라도 해야죠"라고 말하던 정의윤이다.
정의윤은 최근 뜨거운 타격감에도 "아직 한참 멀었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그동안 너무 오랜 시간 유망주의 껍질 안에 갇혀 있었다는 것을 누구보다 스스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잠깐의 좋은 성적에 도취돼 노력을 게을리하는 선수들도 있다. 그런 선수들은 결과가 뻔하다. 그저 '반짝 선수'로 팬들의 기억에서 사라져갈 뿐이다. 잘 하는 선수들은 상대팀에서 더욱 철저히 분석을 하게 마련이다. 견제도 더 많아진다. 그런 어려움을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스스로 더 발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타격에 조금씩 눈을 떠가고 있다. 그동안 가장 큰 문제였던 자신감도 충만해 있다. 눈빛이 달라졌다. 하지만 자만하지는 않는다. 정의윤의 뜨거운 방망이를 계속해서 기대해봐도 좋은 이유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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