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결국 승부수는 공격이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7일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파주NFC)에서 본격적인 전술 훈련을 실시했다. 레바논 원정을 다녀와 첫 훈련을 했던 전날에는 회복 훈련에 중점을 뒀던 대표팀은 이날 미니게임을 통해 공격 전개와 수비 다지기에 힘을 기울였다.
11일 우즈베키스탄과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조별리그 7차전은 한국의 월드컵 본선행 운명을 가르는 중요한 일전이다. 홈경기라 조건 자체가 유리하지만 우즈베키스탄의 전력이 탄탄해 승리를 쉽게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강희 감독은 레바논전의 부진을 교훈삼아 변화를 예고했다. 다양한 공격 조합으로 우즈베키스탄의 틈을 파고들겠다는 것이다. 우즈베키스탄은 기술이 좋지만 피지컬 능력이 한국보다 떨어져 매번 겨루기를 펼칠 때마다 유사한 장면이 연출됐다. 한국의 저돌적인 돌파와 공간 장악에 실점을 하지만 세트피스나 빠른 역습으로 만회하는 것이다.
결국, 최 감독의 선택은 공격 옵션을 다양화 해 우즈베키스탄의 혼을 빼놓는 것이다. 이날 훈련에서도 최 감독은 작전판을 가져다 놓고 공격 전개 방법을 세세히 설명하는 등 공을 들이는 모습이 역력했다.
대표팀이 준비하는 공격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최전방 공격의 변화, 중앙 미드필드의 공격적 배치, 좌우 풀백의 오버래핑이다.
이날 최 감독은 김신욱(울산 현대)-손흥민(함부르크), 김신욱-이동국(전북 현대) 조합을 놓고 장, 단점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김신욱-손흥민 조합은 손흥민의 장점 살리기가 중심이었다. 김신욱이 196㎝의 장신을 이용해 제공권을 확보, 주변으로 볼을 연결하면 근처에 있는 손흥민이 볼을 잡은 뒤 개인기를 활용해 슈팅으로 마무리하는 방식이었다.
손흥민은 순간적인 침투가 좋다. 미니게임에서도 주변에 수비진이 압박을 해왔지만 빠른 판단력으로 볼을 잡은 뒤 지체 없이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동료와 패스를 주고 받는 연계성이 부족했지만 슈팅 자체의 질이 너무나 좋았다.
김신욱-이동국 조합은 그간 몇 차례 경기에서 나왔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이 때 손흥민의 측면 이동이다. 중앙에서 두 사람이 휘저으며 상대 수비수의 힘을 빼는 사이 손흥민이 수비 뒷공간으로 파고들어 슈팅으로 연결했다. 손흥민이 측면에서 위협적으로 움직이면서 이동국과 김신욱도 덩달아 슈팅 기회를 얻는 등 시너지 효과를 내기도 했다.
최전방에서 이들이 힘을 낼 수 있는데는 중앙 미드필드의 변화도 함께한다. 김남일이 부상으로 훈련에서 빠진 가운데 박종우(부산 아이파크)가 가세해 김보경(카디프시티)과 호흡을 맞췄다.
박종우는 오른발 프리킥 능력이 좋고 패싱력과 수비력까지 겸비하고 있다. 레바논전에서 왼발잡이 김치우(FC서울)의 킥에만 의존했던 대표팀에는 단비와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 박종우는 김보경의 공격 전개에 도움을 주기 위해 수비라인과의 간격 유지에도 신경을 썼다. 만약 김남일이 박종우의 파트너로 나서게 된다면 김보경의 역할은 박종우가 대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측면도 공격 루트 중 하나다. 우즈베키스탄은 중국과의 평가전에서 2-1로 역전승을 했지만 측면 뒷공간의 허점을 자주 노출시켰다. 최 감독은 왼쪽 김치우-오른쪽 김창수(부산 아이파크) 조합을 확인했는데 둘 다 수비 가담이 좋으면서도 공격 라인까지 오버래핑을 하며 측면 날개와의 호흡 다지기에 집중했다.
이들은 상대지역 엔드라인까지 파고든 뒤 가로지르기를 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선보였다. 최 감독도 "더 올라가"라며 이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중을 나타냈다. 다양한 패턴을 살려보겠다는 최 감독의 강력한 의지가 엿보인 훈련이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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