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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2홈런' 이승엽, 그는 '차원이 다른 전설'이다


'포스트 이승엽' 안보여…당분간 깨지지 않을 기록

[정명의기자] 32년 역사의 한국 프로야구에서 수많은 스타 플레이어들이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들 가운데서도 정말 뛰어난 활약을 했던 선수들을 우리는 '전설(레전드)'이라고 부른다.

삼성 라이온즈의 이승엽(37)은 '살아있는 전설'이다. 아직 현역이라는 뜻이다. 20일 SK 와이번스와의 문학경기에서는 개인 통산 352번째 홈런을 쏘아올리기도 했다. 이는 한국 프로야구 최다홈런 신기록이다.

'기록은 깨지라고 있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기록은 새로운 누군가의 도전에 의해 깨지게 돼 있고, 영원한 기록은 없다는 뜻이다. 이승엽의 홈런 신기록 또한 그렇게 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그저 가능성을 인정하는 수준에 지나지 않는 말이다.

당장 이승엽의 기록에 도전할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현역 중 통산 홈런 수에서 이승엽의 뒤를 가장 가까이 따르는 선수는 박경완(41, SK)과 송지만(40, 넥센)이다. 박경완이 314개, 송지만이 310개의 홈런을 기록 중이다. 두 선수의 나이, 지금까지의 홈런 페이스를 감안했을 때 이승엽을 따라잡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비교적 젊은 선수들 중에서도 이승엽에게 도전장을 내밀 선수들이 없다. 225개의 이대호(31, 오릭스)와 207개의 김태균(31, 한화) 정도다. 하지만 이들 역시 이승엽과의 홈런 숫자가 크게 차이난다. 엄밀히 따지면 이승엽과 같은 스타일의 전형적인 홈런 타자도 아니다.

최근 프로야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거포 스타일의 선수는 박병호(27, 넥센)다. 그러나 박병호는 이제 겨우 통산 홈런 80개를 넘겼을 뿐이다. 가장 젊다는 장점이 있지만 앞으로 10년 동안 매 시즌 30홈런을 쳐내야 이승엽을 따라잡을 수 있다.

이승엽은 "목표가 없으면 기록이라는 것은 나올 수 없다"며 "박병호, 최정, 김태균 등 좋은 선수들이 많다. 조만간은 힘들더라도 빠른 시간 안에 (내 기록을 넘어설 선수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실상 '포스트 이승엽'은 아직 등장하지 않은, 미래의 꿈나무들에게 기대해 볼 대목이다.

지금까지 이야기는 이승엽이 한국에서 기록한 홈런 수만 가지고 얘기한 것이다. 이승엽은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8시즌을 뛰며 159개의 홈런을 쳐냈다. 한-일 통산 홈런 수 '511개'를 생각하면 이승엽이 왜 넘을 수 없는 벽과 같은 존재인지를 쉽게 알 수 있다.

홈런 관련 각종 주요 기록들은 모두 이승엽의 차지다. 최연소 100홈런·200홈런·300홈런, 한 시즌 최다홈런(56개), 통산 최다홈런, 통산 최다 홈런왕(5회) 등이 이승엽이 보유 중인 기록이다. 마지막 관문이었던 개인 통산 최다 홈런 기록도 드디어 수립했다. 홈런에 관한 한 이승엽은 독보적인 존재다.

이승엽은 한 시즌에 50홈런 이상을 두 차례나 기록한 선수다. 40홈런, 30홈런은 쉬워 보일 정도였다. 1997년부터 2003년까지는 7년 연속 30홈런을 넘어섰다. 30개 남짓의 홈런 수로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할 수 있는 요즘, 이승엽의 기록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사실 앞으로도 이승엽을 뛰어넘을 선수가 나올 수 있을지 의문이다. 최근 아마야구는 홈런 타자 육성이 어려운 시스템이라는 이야기가 들린다. 알루미늄 배트 대신 나무 배트를 사용하게 되면서 거포형보다는 교타형 선수 육성이 더 쉽고 실제 성적을 내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더더욱 포스트 이승엽은 멀게만 느껴진다.

프로야구 역사가 길고 가장 발달한 나라인 미국과 일본에서도 역대 최고로 꼽히는 선수들은 하나같이 홈런 타자다. 사람들은 미국야구 하면 베이브 루스, 일본야구 하면 오 사다하루(왕정치)를 떠올린다. 모두 먼 옛날의 인물들이다.

그들처럼 한국에는 이승엽이 있다. 그런데 이승엽은 아직 그라운드에 나서 공을 때리고 받는다. 뛰고 슬라이딩을 한다. 벤치 클리어링에 가담하기도, 경기 후 인터뷰를 하기도 한다. 아직 그런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이 한국 야구팬들에게 얼마나 다행스럽고 고마운 일인지 모른다. 살아있는, 차원이 다른 전설이 시원스레 홈런을 날리는 모습을 한국 팬들은 아직 눈에 담을 수 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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