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LG의 기세, 오승환까지 무너뜨렸다

[정명의기자] LG 트윈스의 기세가 대단하다. 사령탑도 인정한 대단한 경기를 펼쳤다.

LG는 2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연장 10회초 대거 4점을 뽑아내며 8-4 승리를 거뒀다. 비록 9회말 동점을 내줬고, 결승점을 낼 때 상대 실책에 편승한 부분이 있지만 승리에 이르는 과정이 좋았다.

1회초 박용택의 희생 플라이로 선취점을 올린 LG는 4회말과 6회말 한 점 씩을 내주며 1-2 역전을 허용했다. 그러나 LG는 7회초 이진영의 솔로포로 동점을 만든 뒤 8회초 이병규와 이진영의 적시타로 2점을 보태 4-2로 앞서나갔다.

위기도 있었다. 믿었던 마무리 봉중근이 9회말 2점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4-4 동점을 내준 것. 분위기는 완전히 삼성 쪽으로 넘어갔다. 하지만 예전의 LG가 아니었다.

LG는 연장 10회초 선두타자 박용택이 안타를 치고 나가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이대형의 보내기 번트가 이어지며 1사 2루가 됐다. 여기서 삼성은 '끝판대장' 오승환을 호출했다. LG가 득점을 낼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LG는 예상을 깨뜨렸다. 이병규가 볼넷을 골라낸 뒤 대타 문선재가 유격수 내야안타를 치고 나갔다. 상황은 순식간에 1사 만루가 됐다. 제아무리 오승환이라도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결국 2사까지 간 후 손주인의 2루수 땅볼 때 1루 베이스 커버에 들어간 오승환의 포구 실책으로 주자 2명이 홈을 밟았다.

현재윤의 2타점 적시타가 이어지며 8-4까지 달아난 LG는 10회말 삼성의 공격을 실점 없이 막아내며 그대로 경기를 종료시켰다. 오승환을 상대로도 포기하지 않고 집중력을 발휘한 결과였다.

경기 후 김기태 감독은 "오늘 대단한 경기였다. 마지막까지 집중력 보여준 선수들이 고맙다"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선수들의 집중력을 앞세운 LG는 올 시즌 처음으로 단독 2위로 올라서는 기쁨을 맛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