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SK 마운드의 고민은 선발보다 불펜이었다. 따라서 선발이 최대한 오래 이닝을 책임지고 불펜 활용을 최소화하는 게 SK의 승리 전략이었다.
4연패에 빠졌던 16일 광주 KIA전까지 SK 선발의 평균자책점은 4.04로 5위를 기록한 반면 이 기간 구원진 평균자책점은 5.22로 7위에 머물렀다. 임경완, 채병용, 이한진, 문승원 등이 1, 2군을 오갔고, 최영필, 진해수 등도 믿을 만한 구위를 보여주지 못했다. 마무리 박희수도 아슬아슬하게 뒷문을 지켰다. 선발인 김광현과 윤희상이 임시로 구원 등판하기도 했다.
SK 선발진은 올 시즌 총 362.1이닝을 소화했다. NC(376.1이닝)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세든(98.1이닝)과 레이예스(96.2이닝)가 가장 많은 이닝을 책임졌다.
문제는 이들의 힘도 서서히 떨어져 간다는 것이다. 선발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던 SK로서는 타격이 더욱 크다.
세든은 27일 목동 넥센전에서 세 차례 만루 위기를 맞으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위기 때마다 분발하며 5이닝을 2실점으로 막고 승리를 챙겼지만 만족스러운 성적은 결코 아니다. 최근 3경기에서 볼넷 13개를 내주면서 10실점 했다.
윤희상의 부진도 길어지고 있다. 4월 3승을 올린 뒤 5월부터 승리를 추가하지 못하고 4패만 당했다. 최근 등판이던 26일 목동 넥센전에서는 4.1이닝 만에 7피안타 7실점하고 조기 강판했다. 이만수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성준 코치와 포수 정상호를 방으로 불러 윤희상 살리기를 위한 긴급 회의를 하기도 했다.
김광현은 2승 5패 평균자책점 4.40으로 예년의 에이스다운 모습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레이예스의 성적은 6승 6패 3.88이다.
이렇게 선발진이 제 힘을 내지 못함에도 SK는 지난 주말 롯데, 이번 주중 넥센을 상대로 연속 위닝시리즈를 거뒀다. 이번에는 불펜의 활약이 컸다.
최근 6경기서 SK 선발은 2승 2패 평균자책점 4.75를 기록했다. 반면 구원진의 성적은 2승 1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1.59로 돋보였다. 박정배와 윤길현, 박희수가 살아나면서 경기 후반 마운드가 안정을 찾았다.
선발이 흔들려도 불펜이 있어 걱정을 덜었다. SK는 25일 넥센전에서 레이예스(7이닝 2실점 1자책)에 이어 박정배와 박희수를 투입해 3-2 승리를 완성했다. 구원진이 각각 1이닝씩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SK만의 불펜 공식을 완성했다.
26일에는 윤희상이 4.1이닝 만에 내려간 뒤 윤길현이 1.2이닝 3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힘을 보탰다. 27일에도 세든(5이닝 2실점)에 이어 등판한 전유수(2이닝), 윤길현(1.1이닝), 박희수(0.2이닝)가 나란히 무실점 피칭으로 6-2 승리를 지켰다.
이 감독도 "박정배와 박희수가 있어 선발이 6∼7이닝만 책임지면 이길 확률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우려했던 구원진이 부활했다. 불펜이 승리를 지키는 동안 주춤했던 선발진이 살아나는 게 SK로선 최상의 시나리오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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