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한화 이글스가 형님으로서의 마지막 자존심을 찾을 수 있을까.
한화는 최근 NC 다이노스의 연패를 틈타 탈꼴찌의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NC가 6연패를 당하는 사이 한화가 2승3패로 선전(?)하며 승차를 꽤 좁혔다. 6경기까지 벌어졌던 8위 NC와 9위 한화의 승차는 29일 현재 3.5경기다. 한화의 탈꼴찌가 가시권에 들어온 것이다.
올 시즌 개막 전부터 한화와 NC는 '2약'으로 분류됐다. 시즌 초반까지도 두 팀은 나란히 긴 연패에서 허덕이며 엎치락뒤치락하는 순위 싸움을 벌였다.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결과였다.
그러나 NC가 5월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한화를 바닥에 고립시켰다. 한때 NC는 7위 SK를 3경기 차까지 추격하며 중위권 진입의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불펜이 불안할 뿐, 든든한 선발진과 짜임새 있는 타선은 여타 팀들과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았다.
5월 NC의 성적은 12승10패로 9개 구단 중 4위였다. 반면 한화는 9승15패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그 사이 NC는 탈꼴찌 싸움에서 여유있는 격차를 벌렸다. 6월 들어서도 NC는 선전을 이어갔지만 최근 뼈아픈 6연패를 당하고 말았다.
사실 한화와 NC의 6월 성적은 크게 차이가 없다. 한화가 5승13패, NC가 6승1무13패를 기록 중이다. 단, 최근 NC가 연패에 빠지며 한화와의 승차가 6월초 수준으로 좁혀졌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한화는 자칫 꼴찌 자리마저 일찌감치 확정될 뻔했던 위기에서 벗어났다.
물론 한화로서는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아무리 전력이 약하다고는 해도 벌써 프로야구 1군 무대에 몸담은 지 28년째다. 한화는 전신 빙그레 시절이던 지난 1986년부터 1군 무대에서 뛰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순위에서는 올 시즌 1군에 데뷔한 신생팀 NC에게도 밀리고 있는 것이다.
상황은 좋지 않다. 주포 김태균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고 마운드 역시 안승민이 부상으로 이탈하는 등 시즌 초와 비교해 나아진 점이 없다. 여전히 팀 전력은 NC와 비교해도 우위라고 하기 어렵다.
하지만 최근 한화에는 한 가지 변화가 생겼다. 젊은 선수들을 적극 기용하며 리빌딩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 이런 특징은 마운드에서 두드러진다. 신인 조지훈과 송창현은 드디어 1군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이고 있고, 4년차 이태양은 30일 넥센을 상대로 첫 선발 마운드에 오른다.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보태지면서 팀에도 활력이 생기고 있다. 물론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기량으로 경기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내부경쟁을 유도하고 팀의 미래를 밝힌다는 점에서는 바람직한 부분이다.
본격적인 리빌딩에 돌입한 한화가 탈꼴찌까지 정조준하고 있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사실상 어려워진 한화에게 탈꼴찌는 마지막 남은 자존심이다. 잔뜩 움츠린 독수리군단의 날개가 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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