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이제야 죽어있던 투지가 살아났다. 해보자는 의지도 가득했다.
꼴찌 대전 시티즌이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7일 부산 아이파크와의 17라운드에서 0-0으로 비겼다. 비록 승리를 거두지 못하며 13경기 무승(5무8패)으로 승점 3점을 얻지 못했지만 4연패를 끊으며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시즌 첫 무실점 경기라 의미도 남달랐다.
대전의 A매치 휴식기 이후 출발은 좋지 못했다. 경남FC에 0-6으로 대패하더니 전남 드래곤즈(1-2), 수원 삼성(1-3)에도 맥없이 패했다.
연패를 거듭하니 이기려는 의지는 보이지 않았다. 대전의 장기는 스타는 없지만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조직력에 기반을 둔 투지 넘치는 축구였다. 전방에서부터 강력한 압박과 체력전으로 상대의 진을 뺐다. 마무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도 어떻게든 슈팅을 해 상대를 위협하는 것이 대전다운 축구였다.
하지만, 경남전을 시작으로 3연패를 하는 동안 대전은 특유의 '패배의식'이 작동했다. 상대에 주도권을 내주면 끌려가는데 익숙했다. 볼을 뺏기면 뒤에서 따라붙지 않고 바라보기만 했다. 공수 간격이 벌어져도 누구하나 신경쓰지 않았다.
대전 지역 케이블 SO인 CMB에서 대부분의 경기를 해설하는 임용혁 대전시 축구협회장은 "모니터를 통해 보면 선수들의 얼굴에 하려고 하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악착같은 맛이 없다. 상대의 슈팅을 막기 위해 몸이라도 날려야 하는데 그렇지 않더라"라고 냉철하게 진단한 뒤 "에이스가 없으면 끈기라도 보여줘야 하는데 대전다운 축구가 사라져 안타깝다"라고 속을 태웠다.
그러나 부산전에서는 달랐다. 수원전 완패가 영향을 끼쳤는지 눈빛부터 달랐다. 또, 김인완 감독이 직접 콜롬비아까지 가서 살핀 뒤 영입한 측면 공격수 플라타가 나쁘지 않은 기량을 선보이며 공격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플라타는 첫 경기였지만 대전 선수들이 보여줘야 할 경기를 했다. 볼을 뺏기면 악착같이 달라붙어 다시 소유하는 등 치열함을 보여줬다. 슈팅으로 마무리가 잘 되지 않았고 동료와의 협력 플레이가 미숙했지만 어떻게든 해보려 애썼다. 대전이 보여줘야 할 축구의 압축판이었다.
관건은 중앙에서 공격을 조율해주는 공격형 미드필드나 처진 공격수 보강이다. 대전은 장신 공격수 정성훈, 김병석에 측면에 주앙 파울로라는 돌파력이 좋은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중앙에서 이들에게 적절한 패스만 공급해줘도 팀이 살아날 수 있다.
김 감독은 "외국인 공격수 한 명을 더 영입하려고 한다"라며 마지막 퍼즐 맞추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미드필드에서 상대를 교란할 자원 보강에 실패해 외국인으로 다시 눈을 돌린 것이다. 절박함에 놓인 대전의 반전이 상승세로 이어질 지 지켜볼 일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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