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배우 이병헌이 세 번째 할리우드 영화 '레드2'로 한국 관객을 만난다. 그는 영화 속 분량보다도 꼭 자신의 취향의 영화를 만나게 됐다는 것에 감격을 표했다.
16일 서울 중구 소공로 플라자호텔에서 영화 '레드:더 레전드(이하 레드2)'의 배우 이병헌이 라운드 인터뷰에 참석했다.
할리우드 데뷔작 '지아이조' 시리즈에서 스톰 쉐도우 역을 맡아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쳤던 이병헌은 근사하면서도 허당기 가득한 킬러 캐릭터로 또 한 번 세계 관객을 만나게 됐다.
이병헌은 "영화에 나오는 존재감, 대사의 분량보다 의미있었던 것은 똑같은 액션이라도 다양한 측면을 보여줄 수 있는 영화, 장르 자체가 내 취향인 영화를 만났다는 것"이라며 "그게 가장 큰 발전으로 느껴졌다고 알렸다.
이병헌이 연기한 킬러 한은 상대가 누구든 인정사정 볼 것 없이 주어진 임무를 완벽히 처리해낼 정도로 최고의 실력을 가진 청부살인업자다. 프랭크(브루스 윌리스 분)를 죽여달라는 의뢰를 받고 그를 쫓기 시작한 한은 프랭크가 자신의 경비행기를 탈취해 달아난 이후 그와 비행기에 지나친 집착을 보이기 시작한다.
'지아이조' 시리즈 속 스톰 쉐도우와는 또 다른 코믹한 매력을 보여주게 된 이병헌은 "할리우드에서 신인의 꼬리표를 뗐다는 느낌이 드냐"는 질문에 "신인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다 뚝 떼는 것은 아닌 것처럼 어느 순간 익숙해지는 날이 올 것 같다"고 답했다.
영화의 프리미어를 위해 세계를 돌며 외신 기자들을 만난 이병헌은 이날 각 국가의 취재진들마다 궁금해하는 것이 다르다고 말해 시선을 모았다.
그는 "미국 기자들은 브루스 윌리스와 액션을 하며 어떤 기분이었느냐는 이야기를 많이 물어봤다"며 "우리에게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그들에게도 브루스 윌리스는 대단한 존재인 것"이라고 돌이켰다. 이어 "브루스 윌리스를 두들겨 패며 어땠는지 물어보더라. 이런 기회가 또 언제 있을까 싶어 열심히 했다"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한국과 미국, 세계를 오가며 연기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병헌에게 할리우드는 어떤 의미일까. 앞서 그는 "할리우드가 종착역은 아니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 바 있다. 이병헌은 "할리우드 영화를 자신의 꿈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을 수도 있지만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은 한국 영화"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 경험으로서 남고, 할리우드에서 내가 다시 일 할 수 있는 여건이 좁아진다 해도 마음 속 후회나 아쉬움이 크지 않을 것 같다"며 "다만 이런 상황으로 간다면 하는 데까지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연기를 이어오고 있는 것에 대해선 "(한국과 미국 출연 작품의) 비율은 내가 정하는 것이 아니다. 할리우드에서 시나리오가 쏟아지면 일년 중 더 많은 할리우드 영화를 할 수도 있다"며 "그렇지만 지금이 이상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도연과 함께 오는 9월 박흥식 감독의 무협 멜로 영화 '협녀'의 촬영에 돌입할 예정이다.
'레드2'는 25년 만에 재가동된 최강 살상 무기 밤 그림자를 가장 먼저 제거하기 위해 은퇴 후 10년 만에 다시 뭉친 CIA 요원 R.E.D의 유쾌한 활약을 그린다. 캐나다를 비롯한 프랑스·영국·스웨덴·독일 등 유럽 전역에 걸친 로케이션이 볼거리를 선사할 전망이다.
영화는 한국 배우 이병헌의 등장 외에도 초호화 스타 군단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다. '지아이조' 시리즈에 이어 이병헌과 다시 호흡을 맞추는 브루스 윌리스를 비롯해 존 말코비치·메리 루이스 파커·캐서린 제타존스·안소니 홉킨스·헬렌 미렌 등이 출연한다. 오는 18일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봉한다.
이하 일문일답
-캐릭터 한의 역할이 독특하다.
"'레드2'는 모든 캐릭터가 훌륭한 액션을 하고, 센 영화다. 그러나 코미디라서 아무리 그래도 관객들을 긴장시키지 못한다. 제가 연기한 한은 중간 중간 긴장감을 주는 역할이다. 영화의 2/3지점까지는 사람들이 한을 보며 긴장해야만 하다. 캐릭터들도 긴장을 하니까. 이 사람이 허당 킬러였다는 것이 드러나면 더 큰 반전이 생기는 거다. 초반에 강렬한 느낌이 있어야 후반의 트위스트 된 반전이 있어야 묘한 흥미가 느껴진다."
-중간 중간 디테일도 의도한 것인가.
"왜 집착한 킬러인지에 대해선 히스토리가 있다. 이전에 프랭크(브루스 윌리스 분)가 의지와 상관없이 나를 모함에 빠뜨리고 업계에서 한은 이중 스파이로 인식된다. 더이상 요원으로 일할 수가 없게 된다. 한 때는 가장 잘 나가는 요원이었지만 말이다. 할 줄 아는 건 사람을 죽이는 일밖에 없으니 나락으로 떨어진다. 그러다 보니 내 것을 절대 잃지 않겠다는 집착을 끝까지 갖게 된다. 그렇게 한을 해석했다. 운명처럼 누군가에게 총구를 받는다. 그게 프랭크였다. 그 와중에 비행기를 잃어버린다. 첫 타깃은 프랭크지만 곧 비행기로 타깃이 옮겨간다. 여기서 한이 완벽한 킬러가 아닌 것이 드러나는 셈이다. 집착형 킬러를 그렇게 연기하게 됐다. 감독은 '제가 브루스를 맞닥뜨릴 때 분노가 눈에 보였으면 좋겠다. 그 자체가 코미디일 것 같다'고 했다. 그 때는 소리를 너무 질러 한동안 목을 잘 못 썼다. 총 소리 때문이었다. 현장에서 내 목소리를 전달해야 하는데 잘 안 되더라. 반복하다보니 목이 완전히 갔다. 가수들이 걸리는 성대결절인 줄 알았을 정도로, 이틀 동안 말을 거의 못 했다."
-배우 이병헌도 킬러 한이 느낀 듯한 감정을 가져 본 적이 있나.
"배우라서가 아니라 사람으로서는 누구에게나 있는 경험일 것이다. 그런 것이 없는 삶이 있을까? 인생의 반은 배우였지만 반은 평범하게 남들처럼 자랐다. 아주 똑같은 인생이었다. 일반 사람들,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겪는 경험도 했고 배우로서 경험도 했다. 당연히 가장 믿는 사람들에게 배신을 갖는 듯한 감정만큼 상실감은 없을 것이다. 그런 건 많이 느껴 봤다."
-한처럼 이병헌에게도 잃기 싫은 존재가 있나.
"나이 들어가며 잃을 수 있는 소년성은 잃고 싶지 않다. 누구나 나이든 여배우에게도 소녀가 안에 있다. 나이 든 노인에게도 소년성은 있다. 특히나 뭔가 새로운 것을 창조해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겐 그런 것들이 없다는 건 큰 걸 잃는 것이라 생각한다."
-소년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게 있나.
"노력이라기보다 제 안에는 소년성이 많다고 생각한다. 잃지 않으려 할 뿐이지, 더 가지려 애쓰진 않는다. 아는 형들, 친구들, 엄마에게도 듣는 이야기지만 '아직도 넌 왜 철이 안 들었냐'고들 한다. 철 들 필요가 없다고 생각다. 기준은 주관적일 수 있지만 그렇다."
-함께 연기했던 선배 배우들에게도 '철 없는' 면이 있나.
"존 말코비치는 정말 재능이 많다. 같은 장면에서 여러 테이크를 가는데, 각 테이크가끝날 때 재정비할 때 도화지를 꺼내 색칠 공부를 하더라. 너무 궁금해서 뭘 하는 건지 물었다. 디자인을 하는 거라더라. '나 디자이너야' 하면서. 이름을 딴 패션 브랜드 라인이 있다고 하더라. 패턴을 만들고 계셨다. 무늬와 색깔을 직접 정해 패턴을 만들고 보내주더라. 대단한 재능이 있다고 이야기하자 흥분해서 '이것 말도고 다른 것도 해. 오페라도 하고 연극도 연출하고 영화 배우는 내가 하는 일들 중 하나일 뿐'이라고 했다. 대단한 사람이다. '지아이조1' 때는 여유가 없어서 트레이너 안에서 기다렸다. 이번엔 밖에 나가서 '언제 이 사람들을 보겠나' 하며 구경하는 시간이 많았다. 존은 매 테이크마다 애드리브가 다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계속 웃는다. 난 사실 무슨 말인지 잘 못 알아들었지만, 미세한 부분에서 생각이 보인다. 생각이 한 가득 있겠구나 싶다. 많은 아이디어가 있는 배우다."
-'레드2' 시사에 일본 여성 팬들이 정말 많더라.
"저도 놀랐다. 그럴 떄마다 식상한 답이지만, 전형적일 수 있지만 그 때 얻는 응원받은 선수 같은 느낌이 있다."
-팬들의 연령대가 높더라.
"이번에 같이 출연한 배우들의 나이가 더 많다.(웃음)"
-현장의 배우들이 이병헌에게 호시심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현장이 워낙 바쁘게 진행된다. 그럴 만한 여유가 없었다. 한국의 영화 현장은 장소 문제 때문에 몇 시까지 비워야 할 때 말곤 시간적 제약을 크게 받지 않는다. 감독과 배우가 더 많은 이야기를 한다. 감독이 새 아이디어가 있으면 콘티를 바꾸기도 한다. 순발력과 융통성이 있고 짬짬이 여유가 있다. 상의하고 회의도 하고 스태프들과도 대화를 한다. 할리우드 현장은 정각에 맞춰 모든 것이 '땡'이다. 그러다보니 현장이 굉장히 긴박감있다. 늦어지면 다들 초조해하는 것이 보인다. 시간 관념의 측면에서 무서울 정도다."
"기본적으로 서양 문화, 미국 사회는 20대화 80대가 친구로 격없이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 아닌가. 막내 스태프가 쉬는 시간엔 감독에게 '나 담배 한 대만 줘' 할 수 있는 분위기다. 그런데도 예를 들면 현장에 안소니 홉킨스나 브루스 윌리스가 오면 다들 굉장히 긴장한다. 바짝 긴장한 느낌이 든다. 이번에 놀랐던 것은 현장에서 뭔가 바뀌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인데도 브루스 윌리스가 현장에서 '이렇게 하면 어때?'하고 제의하면 바로 바뀌더라. 큰 배우의 입김은 엄청난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 클로즈업 샷을 찍는 것도 특수 촬영이라 2시간이 걸렸다. 고속 카메라라 조금도 움직이면 안 된다. 2시간이 지체됐는데 굉장히 미안했다. 나와 붙는 브루스윌리스와 액션 신에서 새 논의가 생긴다면 그날 촬영을 못 한다. 그래서 감독은 굉장히 압박을 느낀다. 제 때 끝내지 않으면 스튜디오에서 '찍히는' 감독이 되기 때문이다."
-쟁쟁한 배우들을 제치고 캐스팅됐다. 이연걸, 주윤발 등을 제친 비결은 뭘까.
"싸서 그렇다고 이야기했다. 농담 반 진담 반이지만 그렇지 않을까 싶다.(웃음) 아니면 조금 어려서? 잘 모르겠다. 분명 싸고 어리다는 것도 여러 이유 중 하나였을 것이다. 여러 분석을 하지 않았을까. 아니면 조금 신선한 얼굴을 원했을 수도 있다."
-'레드2'가 이병헌에게 남긴 것이 있다면.
"영화에 나오는 존재감, 대사의 분량보다 의미있었던 것은 똑같은 액션이라도 다양한 측면을 보여줄 수 있고 장르 자체가 내 취향인 영화를 만났다는 것. 그게 가장 큰 발전으로 느껴졌다."
-'지아이조' 시리즈와 '레드2' 캐스팅은 또 다른 기분이었을 것 같다.
"'지아이조'의 경우 미국에서 만들었지만 세계를 겨냥한 프로젝트였다. 거기 닌자가 나오든 거북이가 나오든 상관 없었다. 문화의 차이 없이 만화 베이스의 영화로 받아들여질 수 없었다. 그러나 '레드2'는 정말 미국적인 영화다. 캐스팅 후 들떠 있었지만 '어쩌지? 물과 기름처럼 둥 떠 보이면 어쩌지?' 고민했다. 코미디라는 장르 자체가 그 정서와 문화를 내 몸에 속속들이 익히지 않고서는 그 사람들을 웃기기 힘들지 않나. 정말 썰렁한 캐릭터였으면 큰일날 테니, 의도한 만큼 관객들을 웃게 하지 못하면 어쩌나 했다."
-더 뭔가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은 없나.
"아니다. 나는 내가 영화에서 다른 모든 캐릭터들이 일관되게 웃음을 줬다면 만족한다. 그 속에서 긴장이라는 역할을 맡은 것이 밸런스 측면에서 좋았다."
-'레드'의 전편도 봤나.
"팬이었다."
-시리즈에 남성 팬이 많더라. '레드' 시리즈의 미덕이 뭘까.
"세련된 코미디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낄낄거리며 볼 수 있다. 그 사람들은 나도 심각하고 진지하지만 보면서 나도 모르게 낄낄거리고 있다."
-노장들에게 꿈을 주는 것 같다.
"어려서 아직 잘 모르겠다.(웃음) 디테일이 있다. 연륜에서 나오는 것 같은데, 그런 것을 보며 재밌었다."
-자극을 주는 동료들이 있다면.
"정말 좋은 동료들이 많다. 누가 연기를 잘 하는지 이야기하는 건 무의미한 것 같다. 무슨 색깔을 가졌는지가 중요한 듯 싶다. 누가 연기를 더 잘 하냐는 이야기가 화두였던 시절도 있지만 지금은 평준화된 느낌이다. 잘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이제 그보다는 '이제 누가 더 매력적인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사람들이 이병헌에게 기대하는 연기가 있지 않나. 이미 연기를 잘 하는 배우의 대명사라는 평을 받고 있기도 하다.
"대명사처럼 됐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기분 좋은 이야기일 수 있지만 '그러면 안 되는데' 생각했다. 고정되고 고착화되는 수식어는 사람을 옭아매는 것 같아서 그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다. 신인 배우들에게 어느 순간 '자신을 깼다'고 표현하는데, 달걀처럼 닭이 되는 것 아니다. 깨고 또 깨야 한다. 어떤 일이건 새롭게 발전하는 것은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않고 그들을 만족시키려면 스스로 늘상 괴롭혀야 한다. 자신의 틀을 깨는 것도 힘든 일이긴 하다. 의도한다고 되는 일도 아니고."
-배우로서 가장 듣고 싶은 말은 그렇다면 '매력적'이라는 찬사일까.
"그렇다. 요즘 시대는 '그 사람 연기 보고 있으면 기분 좋더라' '이 영화를 봤으니 다음 영화를 언제 기다리냐'는 생각이 드는 배우들이 있다. 내가 누군가 좋아할 때 그런 느낌이 든다. 나를 통해 그런 생각을 하는 관객이 있다면 정말 기분 좋을 것 같다."
-'레드2' 프리미어 기간 생일을 맞았다. 파티를 했었나.
"파티는 못 하고 지나갔다. 브루스 윌리스와 감독이 프리미어 중 깜짝 축하를 해 주고 촛불을 켜기도 했다. 스태프도 선물을 줬고 '지아이조2' 존 추 감독이 그날 왔었는데 고급스러운 향초를 선물해줬다. 지금도 친하게 지낸다."
-브루스 윌리스의 내한 계획은 들은 바 있나?
"옛날에 '플래닛 할리웃' 식당 오픈 때 한 번 왔었다.(웃음) '지아이조2' 프로모션 전에 오스카 파티로 미국에 갔었다. 브루스 윌리스를 거기서 우연히 만나 반갑게 인사했다. 그 전에 한국에 브루스 윌리스가 못 온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혹시 올 수 있냐 물었더니 '가야지' 하더라. '진짜요?' 하고 놀라 물었더니 '그럼. 언제야?' 하더라. 그 다음날 존 추 감독과 작가들과 식사를 했는데 거기서 프로듀서 로렌조와 만났다. '브루스가 한국에 온다던데요?' 하고 물었더니 '항상 그렇게 말해'라더라.(웃음)"
-'지아이조3' 출연에 대해선 논의가 오가고 있나.
"혹시 '지아이조' 3편을 만들게 되면 이라고 말은 하지만 사실 스튜디오의 권한이다. '스톰 쉐도우가 빠지면 어떡해' 하고 나올 수도 있지만 어찌 될 지 모른다. 3편이 나온다는 것은 정해졌지만 스툼쉐도우가 나올지는 알 수 없다. 시나리오가 나와야 안다."
-'지아이조' 시리즈의 스톰 쉐도우 스핀오프 버전을 바라는 팬들도 많다.
"1편 할 때 이야기가 나왔었다. 잘 돼서 지지를 얻게 되면 스톰 쉐도우와 스네이크아이즈 둘만 나오는 스핀오프를 생각하고 있다고 하더라."
-이제껏 출연했던 할리우드 영화들의 흥행 성적에 만족하나?
"너무나, 충분히 만족한다."
-CF 멘트 속 '단언컨대'가 패러디되는 등 유행이다.
"내가 나온 학교가 '단언컨대'라더라. 유행인 것 같던데, 왜 그런 건지 모르겠다.(웃음)"
-프러포즈 계획은?
"지금은 정말 정신이 없다. 보름 쯤 전에 아직 못 했다고 했더니 하루 걸러 하루 화제가 되더라."
-프러포즈는 개인적인 추억으로 남기고 싶을 것 같다.
"그렇다고 볼 수 있다. 프러포즈를 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테지만 크게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 노력해 봐야죠."
-'품절남'이 되는 소감은?
"(결혼을)안 해 봐서 잘 모르겠다.(웃음)"
-할리우드가 종착역은 아니라는 이야기도 했었는데, 한국에서 편하게 활동하고 싶은 생각도 들 것 같다.
"지금 아주 이상적이다. 종착지가 할리우드는 아니라는 그 이야기는, 할리우드 영화가 세계 사람들에게 보여지고 할리우드 영화를 자신의 꿈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은 한국 영화다. 이것은 경험으로서 남고 할리우드에서 내가 다시 일 할 수 있는 여건이 좁아진다 해도 마음 속 후회나 아쉬움이 크지 않을 것 같다. 다만 이런 상황으로 간다면 하는 데까지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 비율은 내가 정하는 것이 아니다. 할리우드에서 시나리오가 쏟아지면 일년 중 더 많이 할리우드 영화를 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지금이 이상적이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
-할리우드에서 신인의 꼬리표를 뗐다는 느낌이 드나.
"세월이 지나가도 작품이 하나 둘 생기며 신인의 꼬리표를 뗐다거나 익숙해졌다고 느끼는 것이다. 여기서 신인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다 뚝 떼는 것은 아닌 것처럼 어느 순간 익숙해지는 날이 올 것 같다."
-생선 15마리로 몸을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화제다.
"생선의 종류에도 연어는 기름이 많다. 닭가슴살을 막 먹다 연어를, 디데이에 가까워 올수록 흰 살 생선을 먹는다. 점점 먹는 것이 힘들어진다."
-식단 조절을 하며 가장 먹고 싶은 음식이 뭐였나?
"라면과 빵. 먹고 싶은 게 한두가지겠냐. 다 먹고 싶었다."
-아시안 배우 성룡, 이연걸보다 섹시함을 더 많이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칭찬을 많이 하는 문화다. '광해'를 보고도 너무 좋았다고 계속 이야기하고. 하지만 그렇게 디테일한 칭찬은 안 들어봤다."
-외신들을 만나면 어떤 질문들을 많이 듣나.
"나라마다 질문이 다르다. 미국 기자들은 브루스 윌리스와 액션을 하며 어떤 기분이었느냐는 이야기를 많이 물어봤다. 우리에게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그들에게도 브루스 윌리스는 대단한 존재인 거다.브루스 윌리스를 두들겨 패며 어땠는지 물어봤다."
-때려보니 어땠나.
"열심히 했다. 이런 기회가 또 언제 있을까 싶었다."
-헬렌 미렌과 자동차 신이 인상적이었다.
"우리 둘이 기싸움을 굉장히 강하게 하는 장면이다. 한은 프랭크의 설득에 넘어가 한 팀에 있기로 했지만 다른 사람들과는 감정이 안 좋은 상태다.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라 라이벌 의식도 있는 장면이었다. 편집 과정에서 많이 잘렸지만 그랬다. 헬렌 미렌과 차 안에서 '이 차 몰 줄은 아니?' '그 총 쏠 줄은 알고?' 하는 장면이었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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