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기록을 새로 쓴다. LG 트윈스 노장 투수 류택현이 그렇다. 1971년생인 그는 최향남(KIA 타이거즈)과 함께 현역 최고령 투수다.
류택현은 16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 팀의 네 번째 투수로 11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LG는 이날 연장 접전 끝에 11회초 터진 오지환의 2점홈런으로 롯데에게 5-3으로 승리했다. 9회 세 번째 투수로 나와 10회까지 던진 봉중근이 승리투수가 됐고, 리드를 잡은 직후 류택현이 11회말 등판해 투아웃을 잡고 물러나 홀드를 기록했다. 이로써 류택현은 통산 118번째 홀드에 성공하며 최다홀드 신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그런데 이날 류택현이 홀드를 올리면서 아쉬운 기록 하나는 놓쳤다. 최고령 세이브 기록을 세울 수도 있었던 것.
류택현에 이어 나온 유원상이 마지막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고 경기를 끝내 세이브 투수가 됐다. 류택현이 그대로 던져 아웃카운트 하나를 더 잡고 경기를 마무리했다면 세이브를 기록할 수 있었다. 그랬다면 지난해 최향남이 기록한 최고령 세이브 기록을 다시 쓸 수 있었다.
17일 경기를 앞두고 만난 류택현은 "솔직히 (봉)중근이 다음에 마운드에 오를 때 세이브 생각을 했다"고 웃었다. 그는 "6, 7시즌 만에 찾아온 세이브 기회였던 같다"고 전날 경기를 돌아봤다.
홀드든 세이브든 류택현이 마운드에 서기만 하면 새 역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류택현은 기록에 연연하진 않는다. 그는 "지금 나이에 이렇게 경기에 나와 뛰는게 어디냐"면서 "팀에 보탬을 줄 수 있어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류택현은 16일 경기까지 통산 875경기 등판했다. 앞으로 통산 1천경기 출전이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
류택현은 "지금 현재로선 1천경기 출전에 대한 부분을 의식하고 싶진 않다. 그러나 그 기록을 세울 수 있게 몸 관리를 잘해 오래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류택현은 올 시즌 34경기에 나왔다. LG 투수들 중에서 이동현(38경기) 정현욱(37경기) 이상열(36경기)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등판이다. 기록도 나쁘지 않다. 류택현의 12홀드는 정현욱(14홀드)과 이동현(13홀드)에 이어 팀내 세 번째다.
류택현은 17일 경기에서도 여전히 불펜 대기한다. 리드를 지켜야 하고 좌타자와 승부를 할 때 벤치에선 어김없이 그를 부른다. 류택현은 "최근 팀 분위기 자체가 정말 좋다"며 "팀이 상승세를 달릴 수 있도록 작은 부분이지만 도움을 줄 수 있어 정말 기분이 좋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조이뉴스24 부산=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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